'믿었던 트럼프까지'..홍준표 '색깔론' 일보후퇴 배경은

임현영 2018. 5. 2. 14: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입장변화가 감지된다.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합작 위장평화쇼'라며 깎아내리던 강경한 입장에서 '대화를 반대하진 않는다'며 성과를 일부 인정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입장변화를 암시했다.

"평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는 가 하면 "홍준표 대표가 너무 나갔다"(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며 비판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깎아내리기 바쁘던 홍준표
"남북대화 반대안해" "대화 잘한 일" 선회
당 안팎 반발-트럼프 변화 등 반영
색깔론으로 지방선거 치르기 어려워
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부산 필승결의대회에서 야구선수 복장을 한 홍준표 대표가 야구 배트로 방송장악 풍선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결국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었다.”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직후 페이스북)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폐기 회담이 아닌 북의 시간 벌기,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는 더 큰 위기가 온다. (중략) 우리는 남북대화를 결코 반대 하지 않는다” (5월1일 페이스북)

최근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입장변화가 감지된다.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합작 위장평화쇼’라며 깎아내리던 강경한 입장에서 ‘대화를 반대하진 않는다’며 성과를 일부 인정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올초부터 홍 대표는 급속도로 개선된 남북관계를 ‘위장평화’란 말로 깎아내려 왔다. 최근 분위기를 ‘한반도의 봄’으로 해석하는 시선을 겨냥해선 ‘봄을 SPRING으로 읽는 사람도 있고 BOMB로 읽는 사람도 있다’며 비꼬기도 했다. 이 같은 강경 기조는 지난 주 남북정상회담까지 꾸준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입장변화를 암시했다. 갑자기 “폭주하던 북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불과 닷새 전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김정은이 불러주는대로 적었다”고 비하하던 홍 대표였다.

이같은 변화를 두고 우선 당 안팎의 반발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홍 대표의 강경기조가 이어지자 같은 당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나는 홍 대표와 다르다’는 입장을 강조하느라 바빴다. “평화를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는 가 하면 “홍준표 대표가 너무 나갔다”(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며 비판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 여론이 90%에 육박하는 가운데 한국당이 비판 기조로 일관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슬로건도, 지도부 메시지도 너무 색깔론에 치우쳐져 있다”며 “솔직히 TK(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곳에서 몇명이나 공감할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 남측 구역의 평화의집과 자유의 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기의 만남으로 기록될 북미회담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한반도 평화 구축에 있어 역사에 남을 ‘깜짝’ 합의가 도출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트럼프의 변화를 바라보는 한국당의 심정은 복잡하다. 사실 한국 내 보수 유권자들은 미국 보수의 상징인 트럼프와 자신들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말까지만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칭하며 북한과 팽팽하게 대립해 왔다. 한국당이 추구해 온 ‘색깔론’ 프레임을 뒷받침해온 셈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북미관계도 함께 무르익을 경우 한국당은 머쓱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 ‘강경론’만으론 지방선거 이슈를 선점하기엔 한계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물론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의 태도는 여전히 돌발 변수로 지적된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트럼프가 회담장에서 ‘북한을 못 믿겠다’ ‘다 없었던 일로 하자’고 나오면 완전히 판이 바뀔 것”이라며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현재의 분위기도 이어진다면 여당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임현영 (ssi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