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30%가 멈췄다.. 재고 넘치며 제조업 가동률 9년만에 '최저'

고경봉/김일규 입력 2018. 4. 30. 18:27 수정 2018. 5. 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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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 곳곳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장 가동률이 9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재고 물량은 20년 만에 최대 높이까지 쌓였다.

자동차산업은 후방 효과가 큰 만큼 수출이 줄면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부품산업까지 연쇄 타격을 받는다.

국내 주력산업인 수출 제조업 분야가 흔들리다 보니 내수 진작만으로는 산업 침체를 돌이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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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음' 커지는 景氣
3월 산업생산 5년 새 최대폭 감소
산업현장 곳곳 '빨간불'
자동차·조선산업 부진 탓에
광공업 생산지수 큰폭 하락
설비투자 5개월 만에 감소
재고비율도 19년 만에 최대
소매판매는 늘었지만..
생산·투자로 이어지지 않아
고용쇼크에 경기침체 '비상'

[ 고경봉/김일규 기자 ]


산업 현장 곳곳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장 가동률이 9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재고 물량은 20년 만에 최대 높이까지 쌓였다. 생산이 위축되면서 설비투자 감소 폭도 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 주력산업이 둔화·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징후들이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호황 국면에서 나온 지표란 점에서 전문가들도 주시하고 있다. 안 그래도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는 ‘고용 쇼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그동안 경기를 이끌어온 생산·투자마저 위축될 경우 정부의 3% 성장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동 줄고 재고는 쌓이고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2016년 1월과 함께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은 감소 폭이다. 정부는 “1, 2월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계를 뜯어보면 3월 한 달 동안의 일시적 충격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가동률이 대표적이다. 1, 2월을 포함한 1분기 평균 가동률이 71%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 66.5% 이후 9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재고는 더 심각하다. 전달 출하량 대비 재고 비율은 114.2%에 달했다. 10개가량의 제품을 만들면 이 중 한 개는 창고에 있다는 얘기다. 출하량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9월의 122.9% 이후 19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휘청이는 수출 제조업

특히 한국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3월 생산이 전월 대비 2.5% 줄었다. 13개월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수출 부진이다. 자동차는 주력 시장인 북미 수출 타격으로 3월에 10% 넘게 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산업은 후방 효과가 큰 만큼 수출이 줄면 완성차 생산뿐 아니라 부품산업까지 연쇄 타격을 받는다. 자동차 생산은 2월 19.6% 감소한 데 이어 3월에도 12.5% 줄었다.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도 3월 생산량이 전달 대비 20.0% 줄었다. 전체 업종 중 가장 하락 폭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수출 회복 지연, 조선 등 전방산업 수요 위축에 따른 기계장비 부진 등이 제조업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생산·출하 부진은 투자 위축으로 전이되고 있다. 전월 대비 투자 증가율은 올해 1월 5.8%에서 2월 1.1%로 둔화하더니 3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 7.8% 감소했다.

3월 고용 위축도 이 같은 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앞서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고용 통계에 따르면 3월 실업률은 3월 기준 17년 만에 최고치인 4.5%까지 치솟았다.

내수 진작만으론 역부족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그나마 증가한 분야는 소매판매였다. 전월 대비 2.7% 늘었다. 특히 승용차 통신기기 등 내구재 항목이 6.6% 늘면서 전체 소매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문제는 이 같은 소매 판매 증가가 기업의 출하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민간 소비를 늘려 경제 전체의 선순환을 일으키겠다’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주력산업인 수출 제조업 분야가 흔들리다 보니 내수 진작만으로는 산업 침체를 돌이키기에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추락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며 “세계 경기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그 덕을 보고 있지만 호황기에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경봉/김일규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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