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의 관심?' 김민재의 대처가 이미 EPL급

안영준 2018. 4. 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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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의 관심?' 김민재의 대처가 이미 EPL급



(베스트 일레븐=전주)

최근 전북 현대의 1996년생 유망주 수비수 김민재를 놓고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 매체의 소스로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주요 빅 클럽들이 김민재를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물론 아직 EPL 팀들은 주목하고 있는 단계 정도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건 이 어린 수비수가 이처럼 큰 이슈 속에서도 대단히 현명한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과 수원 삼성의 명승부가 펼쳐졌던 지난 29일, 미디어의 관심 중 하나는 단연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이 뜨거웠던 라이벌전 취재의 처음과 끝을 독차지했다.

경기 전 최강희 전북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부터, 화제의 중심은 김민재였다. 최 감독은 “김민재는 한국에서 쉽게 나오기 힘든 스타일의 수비수다. 키도 크면서, 발도 잔발이다. 체격도 좋으면서 속도 역시 뒤쳐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른 곳을 거치지 않고 바로 EPL로 가도 충분히 통한다”라고 말했다. 약간의 농담을 섞어 “유럽에서 가서 보면 솔직히 김민재보다 못한 수비수들도 거기서 잘 뛰고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칭찬과 애정을 섞어, 김민재를 향해 5분 넘게 설명한 최 감독이었다.

그러곤 경기가 시작됐다. 김민재는 상대 공격수 김건희와 높이 싸움서 앞섰고, 임상협과 바그닝요 등 기술 좋은 윙어와 벌인 스피드 싸움에서도 과감한 커트를 내세워 훌륭한 수비를 펼쳤다. 김민재가 버틴 전북의 수비 라인은 위기 속에서도 또 다시 무실점을 완성했다.

경기가 종료된 뒤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는 다시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동국이 농담을 섞어 “김민재는 지금 맨체스터 아니면 안 가겠다는 자세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지않아도 관심이 높던 상황에서, 믹스트 존 인기 만점은 단연 김민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전북의 화려한 스타들이 모두 지나가고, 김민재만이 미디어에게 불려 자리에 섰다. 앞서 ‘맨체스터 발언’을 했던 이동국이 김민재를 짖궂게 껴안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김민재는 차분했다. 그러면서도 즐기고 있었다. 아직 어린 선수지만, 자칫 거만하거나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사실 이미 국가대표팀 핵심으로 자리한 김민재에게, 이 정도의 관심이 쏠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해외 유명 클럽들이 관심을 가진다는 소식은 분명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김민재가 원하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유럽 빅 클럽 진출일 테니 말이다.

김민재는 빅 클럽에서 뛰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해맑게 웃으며 “그건 맞다”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마음이 동요되거나,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앞으로의 계획이 흔들릴 만큼 부족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가벼운 이야기다. 물론 기분은 대단히 좋다. 하지만 정말로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있다. 지금 당장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도 아니다. ‘맨체스터행’ 뉴스 역시 (이)동국이형이 만든 ‘찌라시’다”라며 웃어 넘겼다. 그러고는 “지금은 팀의 연승에 집중해야 한다.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팀을 생각하고 있다. 팀에서 최강희 감독님 밑에서 더 배울 게 많다. 팀이 위기를 겪고 있기도 하지만, 초반에 어려웠던 반면 지금은 점점 더 조직력도 맞아가며 좋은 결과를 만들고 있다. 팀이 계속해서 연승할 수 있도록 준비하느라 힘든 줄 모른 채 즐기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요컨대 김민재는 ‘꿈에 그리던’ EPL행이 뉴스로 나오는 기분 좋은 상황 속에서도, 아직 실질적으로 나오지 않은 꿈에 갇히기 보다는 팀을 위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각오였다.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으로 인터뷰에 응했지만, 이적설에 상관없이 자신은 지금 위치한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듯한 반짝이는 눈빛이 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동국은 김민재가 ‘맨체스터 아니면 안 간다 했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지만, 이는 맨체스터 팀을 향한 실제 선호도를 밝힌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만큼 가볍게 웃어 넘기고, 주어진 자리에서 변함없이 집중하고 있는 후배의 결연한 자세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EPL 여러 팀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민재의 대처와 자세는 이미 ‘EPL급’이라 해도 손색 없었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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