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Notch]65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CEO, 인공지능 기술 위험성 인정

방성수 기자 2018. 4. 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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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막중한 책임감과 신중함, 그리고 휴머니티를 가지고 가야 할 길을 걷고 있다.”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CEO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 뿐 아니라 책임과 신중함, 휴머니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진=블룸버그

세르게이 브린(45) 알파벳 CEO가 불붙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보급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파괴적 이용 가능성에 대한 석학이나 혁신 기업가들의 경고가 처음은 아니지만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알파벳 최고 경영자의 발언이라 무게가 사뭇 다르다.

‘책임감', ‘신중', ‘휴머니티'를 언급한 대목에서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 등을 계기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실리콘밸리 디지털 기업들에 대한 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는 현식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있다.

◆ 브린 CEO, ‘’인공지능, 내 생애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진전”

브린 CEO는 알파벳 주주들에게 보내는 ‘창업자 서한(founder’s letter)’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구글도 기술 개발 못지 않게 신중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더 버지' 등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린 CEO는 “인공지능 기술의 부활은 내 생애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컴퓨터 기술 발전”이라며 “구글 창업(1998년) 당시 인공지능 기술은 컴퓨터 역사의 각주에나 나오는 잊혀진 분야였지만 지금은 (인공지능 기술) 르네상스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등장하는 놀라운 (인공지능) 앱과 기술 등 강력한 도구들은 여러 문제들과 책임 문제를 수반한다”며 ‘인공지능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자율주행차 영향’, ‘인공지능의 공정성’, ‘인공지능의 인간 조작 가능성’, ‘인공지능 안전’ 등을 주요 이슈로 꼽았다.

그는 특히 “안전 문제는 공상과학 소설의 글귀에서 자율주행차 동작 검증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며 “알파벳은 안전성과 관련 인공지능 논의에 정밀성 부여하고 딥마인드의 윤리와 사회,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합, 인공지능 파트너십 관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호킹, 엘론 머스크 등 과학자, 혁신 기술 기업가들은 인공지능은 평화적 이용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규제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사진=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

브린 CEO는 “급격한 기술 변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규제와 어려운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알파벳이 계속 딥러닝 기술의 선두 주자가 되려면 기술과 윤리적 진전을 같이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 “구글은 인공지능 기업”

구글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가장 눈부시게 성장한 기업으로 꼽힌다. 2000년대 중반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발빠르게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를 출시, 검색 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최근 구글은 ‘모바일 퍼스트’가 아닌 ‘인공지능(AI) 퍼스트’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2016년 ‘알파고의 바둑 대결’ 등을 통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인공지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 경영자(CEO)는 작년 알파벳 주주 서한을 통해 “앞으로는 모바일 스크린을 통해 정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똑똑한 비서(Intelligent assistant)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퍼스트’ 전략을 공언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브린 알파벳 CEO도 올해 창업자 서한을 통해 알파벳 계열사들이 인공 지능을 활용하는 분야를 일일이 거론했다.

사진 인식(구글 포토), 사물 인식(자율주행차 웨이모), 하드웨어의 소리와 카메라 성능 개선, 음성 인식(구글 홈), 100여개 언어 번역(구글 번역). 10여개 언어로 10억여개 동영상의 캡션 달기(유튜브), 데이터 센터 효율 개선(구글 클라우드), 이메일 기능 지원(지메일), 당뇨막망병 진단 등 질병 연구(구글 라이스 사이언스), 새로운 우주 행성 발견(구글 브레인), 자동화 머신러닝(AutoML) 등 구글의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다고 브린 CEO는 밝혔다.

◆ FT, “악화된 여론 의식한 발언"

과학자들은 인공지능 무기의 출현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로봇 ‘와일드캣’(사진 위)과 ‘빅도그’(사진 아래). ‘와일드캣’은 우사인볼트 보다 빠르고, ‘빅도그’는 150kg의 짐을 지고 시속 10km의 속도로 35도 경사면을 오를 수 있다./사진=보스턴 다이내믹

인공지능 기술의 책임있는 이용을 주장한 목소리가 처음은 아니다.

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 X 최고 경영자,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 등 혁신가들은 인공 지능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년 2월 스티븐 호킹, 엘론머스크 등 인공지능·로봇 연구자 등 유명 인사 2000명은 미국 캘리포니아 아실로마 인공지능 콘퍼런스((IJCAI))에서 인공지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 23 원칙’, 이른바 '아실로마 인공지능 원칙'을 발표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인공지능 무기는 핵무기 보다 더 위험하다”며 “주요 국가가 인공지능 무기 개발을 시작하면 인공지능 군비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브린 CEO의 ‘책임있는 인공지능 개발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더 버즈' ‘매셔블' 등은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 인공지능 기술의 군사적 이용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 없이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지난 3월 “구글이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으로 불리는 국방부 사업에 머신러닝용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제공, 드론 영상의 사물 자동 인식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이 군사 무기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린 CEO의 책임성, 휴머니티 등에 대한 언급은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와 정치인들 사이에서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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