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이 흘린 눈물의 의미.. 정상회담 3번 만든 '일등공신'

박민지 기자 2018. 4. 2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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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일등공신’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7일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는 순간 뒤돌아 서서 눈물을 훔쳤다. 서 원장의 눈물에는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담겨 있었다.

2000년, 2007년 두 차례 정상회담도 그의 손에서 시작됐다. ‘대북전략통’이란 타이틀을 안고 11년을 큰 역할 없이 보내다 이번 남북 정상의 만남을 위해 전력을 쏟았다. 결과물은 끝내 그의 눈물을 자아냈다.

서훈 국정원장. 뉴시스

시종일관 환하게 웃으며 북측 손님을 맞이하던 서 원장은 ‘판문점 선언’이 끝난 직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부단히 달려온 자신의 역할에 대한 소회가 있었겠고 평화로 나아갈 한반도의 내일이 더해져 가슴이 벅찼을 테다. 서 원장은 회담 내내 문재인 대통령 오른편에 배석했다.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모두 기획·협상의 실무를 담당했다.

그는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입사해 28년 3개월 동안 근무한 정통 국정원맨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등 북미 핵심인사와 라인을 유지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의 분투는 “이제 전쟁은 없다.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언으로 이어졌다.

두 정상은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확인했다.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에도 합의해 정상회담 상설화도 첫발을 떼게 됐다.

두 정상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3조 13항으로 이뤄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이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공조 발판도 마련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며 “정기적인 회담과 전화 통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선언을 통해 북측의 체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를 향한 남북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장성급 군사회담을 여는 등 군사 당국자 회담을 수시 개최키로 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 상호 심리전도 모두 중단하고, 장비를 철수해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구축한다. 개성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된다. 8·15 이산가족 상봉과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에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남 답례로 평양을 방문키로 하면서 6개월여 만에 연내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전망이다. 판문점과 평양, 서울을 오가며 정상회담이 상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발표 뒤 트위터에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급박했던 한 해가 지난 뒤 남북한 사이에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시간이 (그 결과를) 말해줄 것”이라고 적었다. 또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라면서 “미국과 미국 국민들 모두는 한국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에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썼다. 이는 연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을 공개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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