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는 잊어라..국제 정치인 김정은이 온다" 외신들 대서특필
[경향신문] ㆍ“문재인·김정은 새 역사 만들어”
ㆍCNN, 평양 옥류관 냉면 소개
ㆍ스튜디오서 직접 시식하기도
남북 정상이 27일 종전선언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발표하자 세계 주요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은 “새 역사가 시작됐다. 남북 지도자들이 65년 동안의 적대를 중단하고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다고 공식 선언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11년 만에 처음 이뤄진 역사적 회담의 정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AP통신은 “남북 정상이 북핵 위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구체적 해법 제시는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하도록 이끄는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언론의 눈과 귀는 판문점으로 모아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악수하는 장면, 도보다리를 건너며 대화하는 장면, 만찬메뉴 등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영국 가디언과 CNN은 아예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분단위로 생중계하는 속보창을 별도로 개설했다.
로이터통신은 “김정은은 한국전쟁 이후 남한 땅에 발을 디딘 최초의 북한 지도자가 됐다”며 “두 정상이 농담을 나누고 산책하는 모습은 북핵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해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MDL 북쪽으로 건너오라고 제안한 것도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AFP통신도 “두 정상은 ‘한반도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선언문에 사인한 뒤 따뜻하게 포옹했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도 집중 조명됐다. AP는 “걸러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김정은 모습이 남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김정은이 직접 말하는 걸 듣고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는 트위터 글을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아시아의 미군 기지를 없애겠다고 위협하는 독재자 김정은은 잊어라”면서 “국제 정치인 김정은이 온다”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갈수록 강력해지는 여동생”(BBC)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중국 관영 CCTV는 서울과 평양 주재 기자를 연결해 회담장 주변 분위기와 한국 시민 반응 등을 소개했다. CCTV는 “세 번째로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이지만 최근 동북아 정세를 살펴보면 아주 중요한 시점에 열렸고 ‘얼음을 깨는 회담’이다”라고 했다.
NHK, 아사히TV 등 일본 방송들도 판문점과 프레스센터 등의 모습을 생중계로 전했다. 니혼TV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해 광화문을 통과하는 모습도 세세하게 보도했다. 주요 신문들 역시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일제히 이날자 석간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CNN은 회담 만찬장의 주요 음식으로 선정된 북한 평양 옥류관 냉면을 생방송으로 소개했다. 현재 미국에서 요리사로 활동 중인 전 가수 이지연씨가 방송 스튜디오에서 직접 냉면을 만들고 앵커들이 시식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박효재·심윤지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예정 없었지만 '인사 차원' 넘은 만남..김정은·폼페이오 '비핵화 조율' 시사
- 트럼프 "한국전쟁은 끝날 것..지금 한국 상황에 자부심 가져야"
- [단독]“나는 성령의 종 다윗”···‘그루밍 성범죄’ 혐의 목사, 복종 교리 강요
- 이준석 “검찰 인사, 마지막 몸부림···T(탄핵) 익스프레스”
- [종합]“팬들에 돈달라 하겠냐” 길건·홍진경도 분노···끊이질 않는 사칭범죄
- 안철수 “‘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않고 ‘그냥 받겠다’는 게 정정당당한 태도”
- ‘부처님 깜놀하겠네’···내일 천둥·번개·돌풍·싸락우박 온다
- 사측이 “조수빈 앉혀라”…제작진 거부하자 KBS ‘역사저널 그날’도 폐지 위기
- 이원석 검찰총장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사전 조율 여부엔 “말 않겠다”
-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