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분위기 밝힌 숨은 공신..대화 이끈 그림들

북한산·금강산·백두산 등 한반도 산천 담겨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 주제로 선정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집 내 북한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18.4.27/뉴스1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에는 두 정상의 이동 장소마다 분위기를 밝힌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한반도 산하를 화폭에 담은 그림들이다.

청와대는 앞서 기자들에게 주요 미술품 선정 배경을 설명할 정도로 미술품 선택과 배치에 신경을 썼다. 정상회담에 걸린 미술품들은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을 주제로 선정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평화의집 1층 로비 정면에 걸린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악수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 그림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측 최고 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와 함께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은 '북한' 산인, 중의적인 의미도 고려됐다.

이 그림을 보면서 김 위원장은 "이건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이냐"고 질문했고 문 대통령은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어 두 정상은 환담장에 입장해서도 환담장에 배치된 미술품들을 화제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환담장 뒷벽에 걸려 있는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 작품을 직접 소개했다.

세종대왕 기념관이 소장한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김중만 작가의 작품 '천년의 동행, 그 시작'은 남북한이 공유하는 한글이라는 소재를 통해 남북이 한민족임을 강조한 작품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작품을 설명하며 두 정상의 첫 글자 'ㅁ'과 'ㄱ'을 각각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특별히 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신장식 작가의 그림’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또 문 대통령은 환담장 앞에 걸린 박대성 화백의 장백폭포와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리키며 "왼쪽에는 장백폭포, 오른쪽엔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다"고 소개하며 "북측을 통해 꼭 백두산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께서 오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2층 회담장 정면에는 남북 화해와 협력을 상징하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려 주목을 받았다. 회담장 입구 양쪽에는 이숙자 작가의 '청맥, 노란 유채꽃'과 '보랏빛 엉겅퀴'가 좌우에 배치됐다.

이밖에도 로비 방명록 서명 장소 배경에는 김준권 작가의 '산운'(山韻)이, 연회장 주빈석 뒤에는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이 배치돼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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