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평생 평화라는 단어가 이렇게 벅찬지..눈물이 난다"

장태영 2018. 4. 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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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용사 설동필(90) 할아버지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6·25전쟁 당시 설 할아버지와 같이 해병대에 복무한 윤태근(90) 할아버지도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소회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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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지켜본 6·25 참전용사의 소회

【수원=뉴시스】 장태영 기자 = "북에서 남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어. 생전 그런 장면을 볼 것이라 상상도 못 했거든"

6·25 참전용사 설동필(90) 할아버지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설 할아버지는 1949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6·25전쟁과 베트남 전쟁까지 대한민국 근대사의 고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는 현재 경기 수원의 보훈복지타운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을 보고는 설 할아버지는 "평화가 코 앞에 온 것 같아. 생전에 그런 장면을 보니 눈물이 났어"라며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환하게 웃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에는 "인상이 상당이 좋아 보였어. 선입견을 버리니 그렇게 보였어"라며 말했다. 방명록의 평화라는 쓰인 글귀를 보고는 "90 평생 '평화'라는 단어가 이렇게 벅찬 단어인지 처음 알게 됐다"고도 했다.

【수원=뉴시스】 장태영 기자 = 27일 경기 수원시 보운복지타운에서 6·25 참전용사인 설동필(90·사진 왼쪽), 윤태근(90) 할아버지는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평화가 코앞에 온것 같아 눈물이 났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2018.04.27. jty1414@newsis.com


회담문에 어떤 내용이 담기길 바라냐는 질문에 설 할아버지는 '종전(終戰)'이라고 답했다.

설 할아버지는 "종전 선언이 돼야 비핵화나 통일이 되는 거지"라며 "생전에 북한 땅을 밟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식들이나 후대에는 통일이 아니더라도 정전(停戰)상황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은 심정이야"라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설 할아버지와 같이 해병대에 복무한 윤태근(90) 할아버지도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소회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 때문인지 적지 않은 경계심도 내비쳤다.

윤 할아버지는 "북한 측 권력층이 남쪽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은 굉장히 놀라운 모습이었어. 아주 감격스러웠지"라면서도 "그렇지만 사실 온전히 믿기는 어려워. 과거에도 평화를 원한다고 했다가 미사일 발사하며 수차례 말을 바꿔왔잖아"라고 말했다.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이날 오전 남측과 북측의 정상은 판문점에서 11년 만에 만났다. 회담 전부터 종전선언과 비핵화 가능성까지 제기돼 온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회담결과에 관심을 끌고 있다.

남북 두 정상은 이날 오후 5시께 공동회담문을 공식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jty141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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