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다음 상대는 맥그리거? 퍼거슨?

김종수 2018. 4. 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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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각각의 이유로 자신감 표명하는 랭커들, 누가 다음 도전자 될까

[오마이뉴스 김종수 기자]

현재 UFC 라이트급은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는 챔피언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의 제멋대로 행동으로 인해 체급구도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누르마고메도프가 새로이 왕좌에 오름에 따라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그간의 행보를 봤을 때 누르마고메도프 역시 헤비급 스티페 미오치치(36·미국) 같은 모범챔피언이 될 가능성은 작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선수 시절 내내 잔 부상이 잦은 편이었으며 무슬림 종교 행사 라마단 논란까지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팬들은 '그래도 맥그리거보다는 낫겠지'라며 위안으로 삼는 분위기다. 그만큼 맥그리거의 비상식적 행보에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올겨울쯤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어찌 보면 꽤 길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맥그리거를 경험한 팬들이기에 반응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그저 지금처럼 1년에 두 경기만이라도 꾸준히 뛰어주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다. 챔피언에 오르고도 오랫동안 방어전 자체를 치르지 않았던(0회) 맥그리거에게 얼마나 지쳐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는 올해 겨울 타이틀 방어전을 치를 계획이다. ⓒUFC
누르마고메도프 노리는 쟁쟁한 랭커들

라이트급 상위랭커들은 각자 자신이 왜 1차 방어전 상대가 되어야 하는지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전부터 유일한 맞수로 평가받아오던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4·미국)은 여전히 자신에게 자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라이트급 '넘버2' 레슬러로 불리고 있는 케빈 리(26·미국)는 자신의 그래플링이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밀릴 것이 없다며 호언장담 중이며 '더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28·미국) 역시 경기만 붙여주면 이길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전 챔피언 출신 에디 알바레즈(34·미국)는 상성에서 자신이 유리하다는 의견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알바레즈는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누르마고메도프를 도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 시장을 겨냥해 상납하다시피 챔피언벨트를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줬다"며 독설을 퍼붓는가 하면 누르마고메도프와 타 파이터 간의 대결 양상을 수시로 예측하며 언급하고 있다.

어찌 보면 알바레즈의 이 같은 모습은 다소 뻔뻔하다고 할 수 있다. 라이트급이 엉망진창이 되었던 데는 알바레즈의 책임(?)도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해도 미들급은 강자를 피하고 입맛에 맞는 상대를 골라서 타이틀매치를 치르려는 마이클 비스핑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었다. 비스핑의 횡포가 심해질수록 그에게 예상 밖 패배를 당했던 전 챔피언 루크 락홀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락홀드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전력상 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상태에서 다소 방심한 듯한 플레이를 펼치다가 비스핑에게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고 나가떨어졌기 때문이다.

다소 경우는 다르지만 알바레즈 역시 맥그리거가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알바레즈는 강한 챔피언으로 불리던 하파엘 도스 안요스(34·브라질)를 근거리에서 터진 기막힌 펀치공격으로 잡아내고 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맥그리거 입장에서 절호의 기회였다. 아무래도 도스 안요스보다는 알바레즈가 수월한 상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바레즈는 맥그리거와 맞붙어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타이틀을 빼앗겼다.

그런 전적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팬들 사이에서 미운털도 박혀있는 알바레즈가 누르마고메도프를 도발하는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알바레즈의 '도깨비 행보'만 아니었다면 라이트급 구도는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를 일이다.

케빈 리(왼쪽)와 토니 퍼거슨은 현 챔피언을 위협할 자신만의 무기를 갖고있다. ⓒUFC
고수 간의 싸움, 서로간 파이팅 스타일이 변수로 작용할까?

라이트급 상위 랭커들은 이른바 각자의 주특기가 확실한지라 누르마고메도프와 시합이 펼쳐지게 되면 어느 정도 흥미로운 그림이 예상 가능하다.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매치업은 역시 퍼거슨과의 일전이다. 지난 챔피언 결정전을 포함 수차례 취소된 바 있어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지만 매치업이 확정되기만 하면 라이트급을 넘어 타 체급까지 포함해도 이보다 더 큰 빅매치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다소 양치기소년 같이 된 상황인지라 두 선수가 모두 무사히 계체량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카드다.

파이팅 스타일만 놓고 봤을 때 퍼거슨은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여러모로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테이크다운 디펜스가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은 너무도 뚜렷한 약점이다. 하지만 퍼거슨은 그동안 늘 그렇게 싸워왔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상위포지션을 빼앗기는 경우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퍼거슨은 넘어뜨리기는 쉽지만 눌러놓고 압박을 하기 어려운 유형이다. 활발한 하위 움직임을 통해 쉼없이 서브미션을 시도하고 밑에서 잔타격을 부지런히 낸다. 어설프게 눌러놓으려 하다가는 외려 손해를 보는 쪽은 상위에 있는 상대다.

거기에 워낙 체력, 맷집이 좋고 근성까지 남다른지라 장기전으로 갈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좀비처럼 끊임없이 진흙탕 공방전을 벌이는 기세에 대부분 상대는 질려버리고 만다. 만약 퍼거슨이 누르마고메도프를 이긴다면 바로 이러한 내용으로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리는 누르마고메도프와 정면에서 레슬링 싸움을 벌여볼 만한 유일한 랭커다. 힘과 탄력까지 좋은지라 초반 기세가 특히 무섭다. 체력이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리의 테이크다운과 상위 압박은 누르마고메도프 이상이다. 설사 리가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레슬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테이크다운만 적절하게 막아낼 수 있다면 스탠딩 타격전으로 승부를 끌고 가 반란을 일으키지 말란 법도 없다.

알바레즈는 이른바 업셋의 달인이다. 꾸준하게 정상권에서 활약하지는 않았으나 오랜 선수생활동안 많은 강자들을 이겨온 경력을 자랑한다. 작은 사이즈로 인해 장신자들과의 원거리 타격전에서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근거리에서 치고받는 싸움에는 매우 강하다. 알바레즈 본인도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고 누르마고메도프와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물론 흥행만을 놓고 본다면 맥그리거와의 일전이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카드임은 분명하다. 타격가 스타일의 맥그리거는 상성상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다소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맥그리거는 카운터에 아주 능한 펀처인지라 아주 조금의 틈만 있어도 삽시간에 상대를 때려눕힐 수 있다. 누르마고메도프 역시 잠깐의 허점을 노출해 맥그리거의 한방에 나가 떨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매치업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영리한 맥그리거는 어마어마한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여러모로 어려운 적수인 누르마고메도프와 대결을 펼치는 모험을 벌일 공산이 적다. 그동안의 누르마고메도프 스타일로 봤을 때 자칫 아주 굴욕적으로 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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