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바삭 소리 들으면.. 감자칩 15% 더 맛있게 느껴진다

인지현 기자 2018. 4. 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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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레시피로 요리했는데, 왜 레스토랑에서 먹은 그 음식 맛이 집에서는 안 날까?' 흔히 말하는 대로 조미료 탓을 한다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집에서도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다는 바람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스펜스는 음식에 핑크색 조명을 비춰 더 달게 느껴지게 하거나, 음식의 국적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개성과 맛을 더 분명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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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맛있을까 / 찰스 스펜스 지음, 윤신영 옮김 / 어크로스

‘똑같은 레시피로 요리했는데, 왜 레스토랑에서 먹은 그 음식 맛이 집에서는 안 날까?’ 흔히 말하는 대로 조미료 탓을 한다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집에서도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다는 바람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답에 대한 힌트는 미슐랭 셰프들의 ‘구루’, 글로벌 요식업계의 ‘멘토’로 불리는 옥스퍼드대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의 책에서 얻을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음식에 대한 우리 반응은 혀나 코가 아니라 뇌에서 결정한다. 소리와 빛, 같이 먹는 사람의 유무, 배경 음악의 높낮이와 템포 등이 맛에 대한 느낌을 결정하는 데 기여한다.

어떤 음식은 평소보다 조금 어두운 조명,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나눠 먹어야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

스펜스는 음식에 핑크색 조명을 비춰 더 달게 느껴지게 하거나, 음식의 국적에 맞는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개성과 맛을 더 분명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눅눅해진 감자칩을 먹을 때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바삭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면 뇌가 감자칩을 15% 정도 더 맛있게 느낀다는 사실도 증명해냈다. 그는 이 연구로 ‘괴짜 과학자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2007년 수상하기도 했다. 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맛을 디자인하고 식사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에 현재 전 세계 미식계가 열광하고 있다.

스펜스는 ‘왜 맛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요리학과 정신물리학의 합성어인 ‘가스트로피직스(gastrophysics)’로 명명했다. 음식과 음료를 맛볼 때 우리의 여러 감각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1997년 설립한 ‘통합 감각 연구소’를 통해 수많은 실험을 해 온 그는 이곳에서 발견한 맛의 비밀들을 독자들에게 설명해준다. 대표적인 것이 그가 발견한 음향, 조명 색상 등의 ‘슈퍼 첨가제’로, 시끄러운 포장재가 내는 소리는 감자칩을 더욱 바삭하게 느껴지게 하며, 붉은색 조명과 달콤한 음악은 와인의 과일 느낌을 배가시킨다는 것 등이다.

레스토랑에 울려 퍼지는 음악 하나도 쉽게 결정돼선 안 된다. 경쾌한 음악은 단맛을, 고음의 음악은 신맛을, 신나는 음악은 짠맛을, 부드러운 음악은 쓴맛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는 그의 연구결과를 생각하면 말이다.

반면 시끄러운 소리는 단맛을 덜 느끼게 만든다. 한 예로 소음으로 가득 찬 좁은 공간에서 맛봐야 하는 기내식이 어쩐지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 때문인지 영국항공은 2014년 장거리 여행객을 위해 ‘사운드 바이츠’라는 시스템을 고안했는데, 기내식을 먹는 승객들을 위해 특별히 선곡된 곡들이 나오게 돼 있다.

스펜스는 책 말미에 ‘가스트로피직스로 차린 건강한 밥상’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군것질거리를 불투명한 통에 감추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정크 푸드를 좋아한다면 거울 앞에서 먹거나 얼굴이 비치는 접시를 사용해보라, 테두리가 없는 묵직한 볼을 쓰거나 자주 쓰던 식기 대신 낯선 식기를 사용하면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등이다. 이제 혼자서 식사할 때 혹은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그의 안내를 실험해볼 일만 남았다. 416쪽, 1만6800원.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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