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 이슈人]벵거가 왜 떠날수밖에 없냐고? ATM전이 그 대답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전반 10분도 되지 않아 옐로카드를 두 장 받으며 상대 수비수가 퇴장 당했다. 그리고 선수 퇴장 후 2분만에 감독까지 퇴장 당했다. 홈경기였고 시즌 후 사임을 밝힌 감독을 위해 선수들이 바칠 수 있는 마지막 우승컵이 될 수 있는 대회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까지 있었다.
그럼에도 아르센 벵거의 아스날은 이기지 못했다. 이런 상황조차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 벵거 감독이 왜 22년간의 아스날 감독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아닐까.
아스날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4시5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1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홈경기에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AT마드리드는 전반 1분만에 수비수 시메 브르살리코가 옐로카드를 받은데 이어 전반 9분에도 아스날 공격수 알렉산드로 라카제트를 향해 뻗은 발이 밑창이 보이게 발목을 밟았고 심판은 두 번째 옐로카드로 퇴장을 명했다. AT마드리드는 경기 시작 10분도 되지 않아 10명으로 싸워야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수적 우위로 압도하던 아스날은 후반 16분 라카제트가 잭 윌셔의 크로스에 헤딩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37분 AT마드리드의 앙투앙 그리즈만이 단 한 번의 역습기회에서 동점골을 넣었고 결국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아스날로서는 한심한 경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야말로 아스날이 이길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주어졌다. 전반 10분도 되지 않아 상대 수비의 퇴장, 곧바로 시메오네 감독까지 퇴장으로 약 80분간 경기장 안 수적 우위에, 경기장 밖 지도 체계의 붕괴까지 아스날 앞에 먹잇감으로 주어졌다. 마침 홈경기였고 올시즌 아스날이 현실적으로 우승할 수 있는 유일한 대회가 유로파리그이기에 선수들이 감독을 위해 바칠 수 있는 마지막 우승컵이라는 점에서 동기부여도 확실했다.
분명 아스날은 경기를 압도했다. 당연했다. 하지만 지독히도 골을 넣진 못했다. 좋은 기회를 만들어도 방점을 찍질 못했다. 답보 상태에서 라카제트가 놀라운 점프력으로 헤딩골을 넣으며 활로를 뚫었지만 단 한 번의 역습에 무너지며 동점에 그쳤다. AT마드리드로서는 비겼지만 이긴 경기였고 아스날은 비겼지만 진 경기였다.
이런 경기조차 이기지 못한 것이야말로 벵거 감독이 왜 아스날이라는 명문클럽 감독직에서 시즌 후 사임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분명 예전의 벵거, 아스날의 전성기 시절 벵거는 훌륭했다. 상황 판단도 빨랐고 승부사적 기질, 전술가로서 세계 축구에 끼친 영향이 상당했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투자와 선수단 운영, 지나치게 자신의 축구를 고집하다 실리적인 축구에 당하는 모습, 경기장 내에서 다소 느린 판단들로 인해 아스날은 4위권에는 들지만 진짜 원하는 우승컵은 들지 못하는 클럽이 됐다. 이런 모습이 지속되자 결국 아스날과 벵거는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역시 벵거는 전반 10분만에 크나큰 변수가 자신 앞에 주어졌지만 그저 준비한 축구만 구사하기 바빠 보였다. 또한 계속해서 공격은 하지만 골은 들어가지 않는 답보상태가 계속됐지만 어떤 변화도 주지 못했다. 결국 경기종료까지 단 한명의 교체카드도 꺼내들지 않았다. 물론 교체명단에 뚜렷한 선수가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이런 상황에 쓸 수 있는 선수조차 없는 것도 감독 탓이 상당 부분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크나큰 변수 속에서도 그저 자신이 준비하고 안정된 축구만 하려다 진 것과 다름없는 무승부를 경험한 벵거. 행여 다음주 열릴 유로파리그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결승행에 실패한다면 벵거가 아스날이라는 빅클럽에서 사임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증거가 될 것이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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