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농담에 평양냉면집 북적.."비둘기, 평화의 상징 내줄판"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등장..노회찬 등 정의당 관계자들도 평양냉면으로 점심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한 평양냉면 전문점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김민성 기자,윤다정 기자 =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옥류관 평양냉면을 만찬 메뉴로 준비했음을 언급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평양냉면 열풍'이 불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을 시작하며 평양냉면을 언급하다 "멀리서 온"이라고 말한 뒤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쳐다보며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라고 말해 긴장된 분위기의 회담장에 환한 웃음을 선물했다.

고양시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회담을 지켜보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큰 웃음이 터졌다. 대체로 예상치 못한 김 위원장의 농담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의 한 기자는 "공개된 모두 발언을 보면 (김 위원장은) 예전보다 상당히 달변이 된 것 같았다"며 "평양냉면 농담도 긴장된 분위기를 푸는데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기자들뿐만은 아니었다. 이날 오후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나타내는 '실시간 트렌드' 1위 키워드는 '평양냉면'이 차지했다. 오후 1시 기준으로 '평양냉면'이 언급된 트윗은 총 5만4464건에 달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쯤 되면 평화의 상징은 비둘기가 아니라 평양냉면이다", "평양냉면 장인까지 데려왔다는데 그 사람 잡아서 못 가게 해야 한다", "정상회담 끝나고 한 달만 (평양냉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 좋겠다", "평양냉면을 가져왔으니 우리는 양념치킨을 줘야 한다"는 등 각양각색의 감상을 쏟아냈다.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한 평양냉면 전문점을 찾은 전현준씨(41)가 남북 정상회담이 생중계되는 휴대폰 화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 앞도 평양냉면을 맛보기 위해 발걸음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웃한 가게를 지나 옆쪽 골목까지 이어질 정도로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마포구에 살고 있는 전현준씨(41)는 "평소 냉면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는데 정상회담을 보다가 나왔다"며 "지금도 (정상회담) 라이브를 보면서 냉면을 먹고 있는데 더 맛이 좋은 것 같다"는 감상을 전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찾아왔다는 정민용씨(29)는 "1시간 넘게 기다려서 이제 문 앞까지 왔다"며 "회사 대표 추천으로 맛집을 찾아 냉면을 먹으러 단체로 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중계방송에서 평양냉면이 언급되자마자 곧장 가게를 찾았다는 김형국씨(34)는 "평소에도 (평양냉면을) 즐겨 먹는데 날씨도 좋고 회담 분위기도 좋은 것 같아서 나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진짜 평양냉면을 먹는 것 같은데 꼭 좋은 일로 평양 옥류관 냉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직자 20여명도 이곳을 찾았다. 노 원내대표는 "역사적인 순간이고 세 번째 만남인데 가장 큰 만남이라 술술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며 "국수는 (일이) 잘 되라고 생일에 먹는데 회담이 성공적이길 바라며 왔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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