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벽잠 설치지 않게 하겠다"..문재인 "발뻗고 자겠다"

[정상회담] 문재인-김정은, 환담장서 '화기애애'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이 끝난 뒤 김정은 위원장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고양=뉴스1) 특별취재팀,정은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새벽 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환담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군사분계선(MDL)까지 왔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를 이용해 (평양에서) 개성을 거쳐왔다고 소개하며 "문재인 대통령게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하셨겠다"고 되물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52km 떨어진 이 곳까지 오는 데 약 1시간이 걸렸다고 답했다.

문 대통의 발언에 김 위원장은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는 우리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대북)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을 해주셔 앞으로 발을 뻗고 자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적극 호응하며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렇게 멀어 보였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이른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도발을 이어감에 따라 문 대통령이 긴급 NSC 회의를 소집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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