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행원 9명 모두 文대통령과 악수..김여정 실수 해프닝도

김여정, 김 위원장 뒤따르다가 황급히 이동
'백두혈통 집사' 김창선 부장, 카메라에 포착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 계단을 내려 오고 있다. 2018.04.27. photo1006@newsis.com

【고양=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2018 남북정상 회담에서 공식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북측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동선을 착각해 김 위원장의 뒤에서 걷다가 황급히 물러나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9시28분께 공식 수행원, 경호원 등 총 20여명과 판문각 계단을 걸어 내려오며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눈 뒤 김 위원장의 돌발 제안으로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깜짝 월경까지 이뤄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양 정상은 연신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누며 걸었다.

김 위원장의 뒤를 밝은 얼굴의 김 부부장이 따랐다. 회색 투피스 차림의 김 부부장은 검은 하이힐을 신고 작은 검정 가방을 들었다.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김 부부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백두혈통의 집사'로 알려진 김창선 부장은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당시 후보위원을 거치지 않고 정 위원으로 직행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김창선 부장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에선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지만 정상회담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김 부부장의 가방을 들어주는 등 김 부부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모습이 몇 차례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우리측 수행원과 악수한 뒤 문 대통령이 북측 인사들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최휘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국제부장(당중앙위 부위원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김 부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순서대로 악수했다.

양 정상과 수행원들은 오전9시39분 사열단 계단에 올라 예정에 없던 사진 촬영을 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화를 나누며 양 정상이 평화의 집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뒤따르다가 수행원의 말을 듣고 급하게 레드카펫에서 빠져나갔다.

북측은 이번 정상회담 공식 수행원에 당(黨)·정(政)·군(軍) 주요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앞서 정부는 북측에 모두 6명의 공식 수행원 명단을 통보했지만 북측은 이보다 많은 9명을 통보해왔다. 평양이 아닌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인 만큼 비핵화 문제와 군사 분야, 그리고 남북관계를 다루는 당·정·군 핵심 간부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김 부부장, 최휘 부위원장, 리선권 위원장, 김영철 부장 등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을 계기로 방남해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초석을 다졌던 인물들이다. 이 시기를 계기로 남북은 비핵화를 핵심 의제로 한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본격 타진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앞서 2000년(1차), 2007년(2차)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외교 라인도 본격 가동했다. 리수용 국제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의 공식 수행단 참여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 둘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정상회담은 남측 지역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10시15분 시작됐다.

회담에는 문 대통령 수행원으로 임 비서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김 위원장 수행원으로 김 부부장과 김영철 부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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