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재팬패싱' 의식한 日, 남북회담 시작하자 "긍정적 논의 기대"(종합)

조슬기나 2018. 4. 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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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갔다 다시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한반도 대화국면을 둘러싸고 '재팬패싱' 논란이 일었던 일본 정부측은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시작되고 나서야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지 잘 판별해나가야 한다"고 경계감을 숨기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항은 '비핵화 구체화' 여부"라며 '메인이벤트인 북미정상회담의 오프닝 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두 정상간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남북정상의 첫 대면이 이뤄질 때까지도 별도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었다. 앞서 회담 성공에 기대감을 표했던 중국, 러시아, 미국 등과 다소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중요한 것은 남북정상회담과 이후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서 납치, 핵, 미사일 등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며 "이후 상황을 잘 판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날 문 대통령의 청와대 출발소식부터 회담 시작까지 관련 소식을 주요 뉴스로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K는 "이번 회담은 경제협력이 중심의제였던 과거 2회와 달리,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을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스위크 재팬은 "북미정상회담의 오프닝 격"이라며 "북한문제의 최종 장은 북미 관계 해동"이라고 평가했다.

최대 관심사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어느 선까지 발언하느냐다. 아사히신문은 남북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명확한 비핵화의지나 구체적 기간을 요구하는 한국측에 대해 26일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다른 기사를 통해 "한국정부의 자세와 달리, 3번째 정상회담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북한의 비핵화 선언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서울발 기사로 북한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제기되는 제반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전한 후 "(조선중앙통신이)비핵화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외에, 일본이 사정권인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폐기 문제가 포함될 것인가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를 기반으로 북일 관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장을 전하겠다고 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간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했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재팬패싱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 측근에게 "(북일정상회담에 대해)초조해할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이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에서 고립돼 남겨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은 가뜩이나 부각되는 재팬패싱을 의식한 듯 정상회담 만찬 디저트에도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외무성은 디저트에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 장식이 올려지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 정부에 항의했고, 주요 외신들은 "테이블에 초대받지 않은 일본이 디저트 메뉴에 불쾌감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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