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직구 50% 급증 .. 아마존·텐센트 IT주 쇼핑
알리바바 주식 3000억대 사모아
신일본제철·라인도 상위권 랭크
매매 차익보다 증여용으로 활용
국가별로는 미국·중국 증권 강세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가 4억5200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신일본제철(3억4400만 달러)이 3위에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1분기(2위, 5억4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순위·액수 모두 하락했다. 4위는 마윈(馬雲) 회장이 이끄는 중국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다. 한국인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식을 2억9800만 달러(약 3100억원)어치 사모았다. 한국 네이버 계열사이면서 일본 증시에 상장된 라인, 미국 엔비디아, 중국 평안보험, 중국 항서제약, 미국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차례로 한국 주식투자자의 선택을 받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5일 자사 프라이빗뱅커(PB) 100명을 대상으로 ‘유망 해외 주식’ 추천을 받았다. 가장 많은 18명이 아마존을 꼽았고 텐센트(10명), 엔비디아(8명), 베트남 빈그룹(7명), 알리바바(6명), 항서제약(6명) 등이 뒤를 이었다. 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많은 한국 투자자는 이미 이들 종목을 대량으로 쓸어담았다.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지점의 문윤정 PB팀장은 “과거처럼 한 국가에 펀드로 투자하기보다 잘 선택했을 때 주가 상승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는 개별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최근 커지고 있다”며 “자산가들은 이익 실현을 위한 매매보다 장기 보유, 자녀 증여용으로 많이 갖고 간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 ‘양강 구도’에다 베트남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중국 증권(주식·채권 합산) 액수는 지난해 1분기와 견줘 각각 47.3%, 118% 늘었다. 이 기간 베트남 증권 투자도 550% 급증했다. 유로 지역(7.7%)과 일본(15.9%) 증권 보유액 증가율은 그에 못미쳤다. 한국 투자자가 보유한 홍콩 증권은 오히려 1년 사이 19.6% 줄었다.
고병근 예탁결제원 국제예탁결제팀장은 “국내 증권사 등이 기업공개(IPO)에 직접 참여하면서 베트남 신규 주식 투자가 크게 늘었다”며 “홍콩 시장을 통한 중국 주식 직접투자가 선·후강퉁 제도를 통해 가능해지면서 중국 주식에 대한 한국 직접투자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인기를 더해 가는 해외 주식 투자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많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백찬규 해외 주식 담당 수석은 “국가마다 상·하한가 기준, 투자 단위, 최소 수수료, 결제일 등이 다르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통화가치가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많이 끼치며 매매수수료 외 환전수수료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수석은 “세금 역시 중요한데 소액주주가 투자했더라도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과 달리 대부분 자본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예탁결제원(KSD)
「 국내 투자자 소유의 주식·채권을 대신 보관(예탁)해 주는 기관이다. 주식·채권 거래에 필요한 결제 업무도 총괄한다. 개인과 법인(일반 기업) 같은 일반투자자가 사고팔았다면 국내 주식이든 해외 주식이든 마찬가지다. 예탁결제원을 통한 보관·결제가 의무다. 증권사·자산운용사·연기금 같은 기관투자가만 선택사항이다. ‘예탁결제원 보관 주식=개인·법인 등 국내 투자자 보유 주식’으로 보면 무방하다.
」
조현숙·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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