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센서 장착한 로봇팔이 원격 조립생산 '척척'

서찬동 2018. 4.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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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박람회 '하노버 메세'
작업명령 알아듣는 로봇 '감탄'..가상공간서 제품 만들어 테스트
박성택 中企회장 "세계는 뛰는데 우리는 인건비 걱정에 두손 놔"

獨 4차산업혁명 현장을 가다

독일 페스토 직원이 시각 센서가 달린 로봇팔을 작동시키고 있다. [서찬동 기자]
스마트공장 분야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인 '독일 하노버 메세 2018' 현장.

독일 스마트공장 솔루션 기업 페스토(FESTO)가 공개한 작업용 로봇 '코봇'에 많은 사람이 감탄사를 연발한다. 코봇 겉모습은 일반 공장 조립라인의 로봇팔처럼 생겼다. 하지만 팔 윗부분에 시각 센서가 부착돼 함께 작업하는 사람의 키와 동선을 살펴 스스로 높낮이를 조절하며 작업한다. 코봇은 음성 명령도 습득했다. 볼팅, 드릴링, 레이저 커팅과 같은 작업 지시까지 알아듣고 척척 수행한다. 또 멀리 떨어져 있는 작업자가 고글을 쓰면 공장에 있는 로봇의 '시각 센서'를 통해 작업 과정을 보면서 라인을 통제할 수도 있다. 앙스카 크리벳 페스토 아시아지역 대표는 "원격지에 있는 작업자가 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팔에 끼고 움직이면 로봇이 움직임을 정확히 따라한다"며 "코봇은 함께 일하는 작업자의 안전을 우선하며 협력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부터 열린 하노버 메세는 스마트공장 최신 기술을 직접 보기 위해 전 세계 7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기업인 20만여 명이 몰렸다. 국내에서도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장, 조용준 제약바이오협동조합 이사장, 김신길 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중소기업 대표단 2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공장 디지털화 발전 속도를 보니 무섭다. 국내 중소기업도 인건비 걱정만 할 때가 아닌데 답답하다"면서 "인건비 증가로 국내 중소기업이 힘들지만, 공장 디지털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작업용 로봇인 코봇을 공개한 페스토는 연매출 약 30억유로(약 4조원)에 달한다. 코봇 외에도 다리가 6개 달린 거미 로봇(휠봇)과 박쥐 로봇도 시연했다. 스마트공장 솔루션 업체지만 매년 하노버에서 물고기, 잠자리, 해파리와 같은 동물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크리벳 대표는 "동물 로봇은 흥미 유발을 위해 만들었지만, 제작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을 공장 자동화 로봇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스마트공장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트레이닝 시스템도 소개했다. 스마트공장의 제조 공정과 똑같은 샘플 모형을 만들어 첨단기술을 모두 여기에 접목했다. 이를 통해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제조 공정을 제어하고 첨단기술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스토 부스를 둘러본 한무경 여경협회장은 "국내는 스마트공장에 대한 첨단기술을 도입해도 이를 운용할 인재가 부족하다"며 "제조 공정과 로봇 제어, 정보기술(IT)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스마트공장 솔루션 기업 ABB 부스에서 로봇이 협업하며 자동차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스웨덴의 자동화 전문기업 ABB는 발전·변전·배전기와 관련된 특화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소개했다. 부스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전 세계 주요 기업에서 가동하고 있는 ABB 발전설비 5000여 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설비마다 부착된 센서를 통해 발전설비(모터 등)의 진동·온도 상태 등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레드(위험), 옐로(보통), 그린(안전)으로 시각화해 고장 가능성을 미리 판단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다른 모니터에는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대형 선박 1100여 개에 설치된 발전설비에 대한 데이터도 보여주고 있다.

로베르토 루게리 ABB그룹 부사장은 "발전설비의 연료·작동 등 내부 상태와 날씨 등 외부 요인을 종합 분석해 에너지를 최대한 절감(Energy Optimization)하면서 최적의 항로로 운항할 수 있는 방안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기술을 활용하면 해외 여러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어느 한 공장에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해도 본사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전 세계 공장을 한 공장처럼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마트공장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멘스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 대한 앞선 기술을 선보였다. 디지털 트윈은 자동차나 스마트폰 등 시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상공간에서 시제품을 만들어 예상 가능한 모든 문제점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유순 지멘스 디지털팩토리 사업본부 부장은 "공장 디지털화는 국내 중소기업이 독일 등 앞선 경쟁 기업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노버(독일) =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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