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대중 분노 삭여주는 상징적 형별로 변질..종신형 대체를"

김다혜 기자 2018. 4.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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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사형제도가 대중의 분노를 삭여주는 상징적인 형벌로 변질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 교수는 "극형의 상징으로 순화된 사형제 기능은 종신형으로 대체 가능하다"며 "사형이 확정된 수형자에게 사실상 영구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희망 없이 살도록 하는 것보다는, 가석방의 희망을 품고 도덕적 개선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사회를 위해서도 보다 나은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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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등 '사형제 폐지 국내 이행 위한 토론회'
"사형유예 유엔 결의안에 기권 아닌 찬성해야"
딸의 친구 여중생을 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2018.2.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우리 사회에서 사형제도가 대중의 분노를 삭여주는 상징적인 형벌로 변질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사형은 실제 적용되는 형벌이 아니라 극악무도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법질서가 정의의 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사형제 폐지의 국제적 현황 및 국내 이행을 위한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국가인원위원회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했다.

정 교수는 "극형의 상징으로 순화된 사형제 기능은 종신형으로 대체 가능하다"며 "사형이 확정된 수형자에게 사실상 영구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희망 없이 살도록 하는 것보다는, 가석방의 희망을 품고 도덕적 개선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사회를 위해서도 보다 나은 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1997년 12월30일 이후 20여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가로 평가된다. 다만 '어금니 아빠' 이영학 등 흉악범에 대한 사형 선고는 이어지고 있다.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사형은 한 인간의 생명을 완전히 빼앗는 형벌이자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양심의 자유도 침해하는 제도"라며 "정부가 사형제에 대한 공식적인 모라토리엄(사형집행유예)을 선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반 시모노비치 국제사형제반대위원회 위원도 "한국이 사회·경제·기술분야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진전을 인권분야에도 반영하길 바란다"며 "한국은 사형유예를 촉구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 기권이 아닌 찬성을 투표함으로써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사형제도 지지 여론을 한층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유럽연합대표부 대사는 "나와 동료들의 연구결과, 일본인들의 사형제 지지율은 83.3%였지만 사형제를 절대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였다"며 "보다 면밀한 조사에서 사형에 대한 대중의 열성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제연구원의 '2015 국민법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형제 폐지 반대의견은 65.2%로 이 가운데 '매우 반대' 응답은 27.5%, '대체로 반대하는 편'은 37.7%였다. 폐지 찬성의견은 34.2%로 '매우 찬성'이 8%, '대체로 찬성하는 편'이 26.2%였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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