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검찰 압색에 "송구"..삼성그룹 노조와해 공모 의혹
[경향신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6일 삼성그룹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총과 삼성이 공모한 단서를 잡고 경총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같은 일이 생겨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현재 조사 중이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압수수색 혐의가 사실이면 경총의 존립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 문제에 대해 제가 보고받기로는 우리가 노사 교섭에 있어서 일을 맡아서 한 사실은 있으나 크게 문제있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하니까 제가 결례되는 얘기는 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경총은 2013∼2014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인 각 지역 서비스센터의 교섭권을 위임받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 단체협상을 벌였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는 이 과정에서 경총이 삼성과 공모 하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의 교섭을 의도적으로 지연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무관리 문건에는 노조와의 교섭을 지연하는 전술 중 하나로 교섭권을 경총에 위임하는 방안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의 노사대책본부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각종 문건과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손 회장은 경찰에서 수사 중인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번에 일어난 문제가 기업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대한항공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모른다. 문제가 잘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영계에서 반발하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추진은 “최저임금이 계속 올라갈텐데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면서 “산입해야 할 최저임금 항목에 상여금 등 여러가지가 있는만큼 폭넓게 반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오는 27일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경제계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기대가 매우 크다”면서 “경제계를 대표해 이번 회담에서 국민 모두가 원하는 의미있는 결과 나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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