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서 '막나가는' 코너 맥그리거, 갈수록 '안하무인'

김종수 입력 2018. 4. 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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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연이은 폭행 폭로, '금지약물 적발' 없이도 '역대급 악당' 자리매김 하나

[오마이뉴스 김종수 기자]

UFC 역사에서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가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특유의 거만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옥타곤 위에서는 강력한 카운터 펀처로, 옥타곤 밖에서는 모든 이의 관심을 끄는 '독설 메이커'로 자리를 굳혔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맥그리거를 향한 관심은 폭발적이었고 그로 인해 전 체급을 통틀어 최고의 흥행메이커로 군림 할 수 있었다.

맥그리거의 대표적 업적을 꼽아보라면 2체급(페더급·라이트급) 타이틀 획득과 복싱계 레전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1·미국)와의 빅매치가 대표적이다.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의 혹평을 보기 좋게 비웃으며 장담한 대로 현실화시켰던 행보 만큼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맥그리거 만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파이터도 없다. 본인은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등 최고의 전설보다 자신이 더 대단한 존재라고 자화자찬 중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역대급 머니파이터임은 분명하지만 '위대한', '존경받는 존재'와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코너 맥그리거의 이미지는 나빠지고 있다. ⓒUFC
2체급 타이틀 획득, 방어전은 0회

어떤 면에서는 위에 열거한 업적마저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이른바 '양날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2체급 타이틀 획득은 분명 대단한 성과지만 놀랍게도 맥그리거는 단 한 차례의 타이틀 방어전도 치르지 않았다. 부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본인 이상의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상위권 도전자들이 즐비했음에도 누구와도 붙지 않았다.

'폭군' 조제 알도(32·브라질)를 1라운드 초반에 카운터로 눕히고 페더급 타이틀을 획득했을 당시 보통의 챔피언 같았으면 즉시 리벤지 매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이전까지 체급 내 최고의 전설로 불리던 알도와의 리벤지 매치를 치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최고의 난적으로 꼽히던 '전투 호빗' 프랭크 에드가(37·미국)와 붙은 것도 아니다.

'블레시드(Blessed)' 맥스 할로웨이(27·미국)는 풋내기 시절 맥그리거에게 패한 바 있다. 이후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던지라 맥그리거와 맞붙게 되면 좋은 승부가 예상됐다.

사이즈의 우세를 앞세워 에디 알바레즈(34·미국)를 꺾고 라이트급 타이틀을 차지했던 당시 체급 내에는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 '엘쿠쿠이(El Cucuy)' 토니 퍼거슨(34·미국)이라는 막강한 2명의 도전자가 버티고 있었다. 둘 다 맥그리거 이상의 강자로 평가받았던 만큼 누구와 맞붙건 흥미진진한 승부가 기대됐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맥그리거의 관심 밖이었다. 타이틀 방어전 자체를 무시하고 설사 진다해도 타이틀과 관련 없는 네이트 디아즈(33·미국)와 두 차례나 슈퍼파이트를 가졌다. 흥미를 끌만한 매치업이기는 했으나 명분이라는 측면에서는 완전히 생뚱맞았다.

메이웨더와의 복싱 이벤트 역시 본인 입장에서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대박 경기'였지만 타이틀 매치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던 체급 내 랭커들에게는 큰 민폐였다. 당연히 체급 내 판도도 엉망진창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새로이 챔피언에 오른 상당수 파이터들이 맥그리거의 못된 전례를 따라하는 악순환까지 벌어졌다. 파이터들 간에 당연히 존재해야 했던 명분이라는 요소를 휴지조각처럼 구겨버린 선구자(?) 같은 존재가 바로 맥그리거였다.

코너 맥그리거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부자 파이터다. ⓒ맥그리거 인스타그램
민폐 또 민폐... 갈수록 '안하무인' 맥그리거

그야말로 막나가는 맥그리거였지만 주최 측은 역대 그 어떤 파이터보다도 파격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선수 같았으면 불호령이 떨어지거나 처벌이 이어질 것도 맥그리거니까 묵인하고 배려해준 부분도 크다. 대놓고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단체에 많은 돈을 벌어다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방어전을 무시한 채 본인이 치르고 싶은 경기만 골라서 펼치는 맥그리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졌고 결국 부득이하게 타이틀을 박탈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대한 분노였을까. 그는 지난 UFC 223대회를 앞두고 대형 사고를 쳤다. 당시 메인이벤트는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알 아이아퀸타(31·미국)의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맥그리거에 의해 엉망이 된 챔피언 벨트를 회수하고 다른 랭커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당시 맥그리거는 UFC 223 미디어데이가 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 자신의 일행들을 끌고 와 누르마고메도프가 타고 있던 홍 코너 버스를 공격했다. 욕설과 함께 깡통을 던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철제 수레까지 집어던졌다. 그 과정에서 마이클 키에사, 레이 보그 등 여러 명의 선수가 다쳤고 결과적으로 3개의 매치업이 날아가 버리는 악재가 발생했다. 

자신과 친한 파이터가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모욕을 당한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 했다고 나름대로의 명분을 밝혔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상황이 설명되기는 어려웠다. 또한 어떠한 이유에서건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맥그리거는 법정에 서야 했다.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난 상태지만 오는 6월 미국 뉴욕주 법원 킹스 카운티 형사 법정 청문회 출석명령이 떨어지는 등 차후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국 뉴욕 검찰은 "당시 맥그리거가 UFC 223 기자회견용 주차장 경비원에게도 펀치를 날렸다"고 밝히며 팬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같은 파이터도 아닌 일반인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은 평범한 사안이 아니다. 그나마 맥그리거를 좋게 봤던 팬들마저도 이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깊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파이터는 단연 약물복용 적발이다. 정당한 승부에서 편법을 썼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그러한 것 없이도 역대급 악당으로 악명을 쌓아가는 모습이다. 갈수록 민폐의 수위가 높아지는지라 향후 또 어떤 사고를 칠지 벌써부터 우려된다.

확실한 것은 맥그리거 본인이 내세우는 '위대한 전설'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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