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페북도 인터넷 여론조작 취약..67% 가짜뉴스 접해

2018. 4. 2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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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ㆍ카톡ㆍ페북, 가짜뉴스 유통경로 전락
- 50대, 카톡 ‘가짜뉴스’ 받는 비중 특히 높아
- 규제 찬성 90.7%…“카톡ㆍ페북도 책임有 60%”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휴대폰 기본요금 인하로 오늘부터 휴대전화 요금할인 20%로 되네요. 전화하니 바로 해준다네요.”

벌써 수년째 잊을 만하면 단톡방(단체 카톡방)에서 도는 속칭 ‘찌라시톡’ 중 하나다. 휴대전화 구매시 받는 지원금(보조금)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요금할인 25%(선택약정)에 대한 내용이다. 

요금할인을 알린다는 취지 자체는 좋았지만, 완벽하지 못한 내용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메시지기도 하다. 이 메시지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서영교 의원의 요금할인”으로 확산됐으며,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올라간 것도 이미 지난해 일이다.

최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네이버의 뉴스 유통, 댓글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거센 가운데 카카오톡, 페이스북 역시 인터넷 여론조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들 서비스가 이용자들이 가짜뉴스를 접하는 통로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26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가짜뉴스 현황과 문제점(2017)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6.3%가 포털,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가짜뉴스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의 유통 통로 중 절대 다수가 인터넷 서비스인 셈이다. 신문, TV 등 대중매체를 통해 접한 경우는 9.1%, 친구나 선후배 등 사적모임은 7.7%로 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이중에서도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로 가짜뉴스를 받은 이용자가 39.7%로 가장 높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50대에서 45.6%로 그 비중이 특히 높았다는 점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보취약계층인 노년층을 대상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식이다. ‘요금할인’ 찌라시톡 정도는 ‘애교’ 수준이지만, 비방 등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유포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심각해진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플랫폼 역시 27.7%로 적지 않은 비율을 기록했다. 인터넷 카페/커뮤니티, 블로그도 24.3%로 높은 축에 속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이 4.6%, 가짜뉴스 사이트 3.7% 순이었다.

언론재단은 “온라인 이용자들은 단톡방 등에서 특정사실 또는 허위사실에 대한 글, 사진 등을 교환하는데, 이것이 밖으로 급속이 번져나가면서 가짜뉴스가 되기도 한다”며 “가짜뉴스의 유통은 모바일 메신저, 소셜플랫폼 등 콘텐츠 유통플랫폼을 통해 매개돼 전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가짜뉴스가 확산되더라도 막을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지인 기반 서비스의 경우 가짜뉴스를 받더라도 ‘아는 사람’이 전달해 준만큼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전파 속도가 빠른 인터넷 서비스의 특성상,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 유포자를 수사하더라도 이미 피해사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도 인터넷상의 여론 조작에 대한 처벌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고 강력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미 국회에도 ‘가짜뉴스 삭제 의무화 및 유포자 처벌 법’, ‘매크로 방지법’ 등이 쏟아지는 상태다.

언론재단은 일반인이 가짜뉴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법적 규제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90.7%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또, 가짜뉴스 생산자(93.3), 유포 및 전달자(89.3%) 뿐만 아니라, 가짜뉴스의 유통 통로가 되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역시 책임이 있다고 응답한 이용자가 60%에 달했다. 책임 여부와 함께 모바일 메신저, 소셜플랫폼에 대한 처벌 역시 절반 이상의 응답자(각각 53.2%, 52.0%)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재단 설문조사는 가짜뉴스의 부정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던 시점인 작년 3월17일부터 19일까지 이뤄졌다. 조사대상은 전국 20~50대 성인 남녀 1084명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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