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D-1]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스마트폰 상봉이라도"

민선희 기자 2018. 4.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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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한 이산가족 중 90세를 넘긴 분들이 1만3000여명이나 됩니다. 이젠 정말 시간이 남지 않았어요.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통한 화상통화 기회라도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심 이사는 "스무 차례의 과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동안 남북한 이산가족 4000명 정도만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1년에 남측 이산가족 100명 정도만 가족을 만날 수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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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생사확인, 편지왕래 우선"
이산가족 고령화 심각..90세 이상 1만3천명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남북이산가족협회 사무실에서 북녘고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2018.4.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생존한 이산가족 중 90세를 넘긴 분들이 1만3000여명이나 됩니다. 이젠 정말 시간이 남지 않았어요.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의 얼굴이라도 볼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통한 화상통화 기회라도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통일부 산하 사단법인인 남북이산가족협회의 심구섭 이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5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산가족들의 절실한 소망을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등록 이산가족 수는 약 13만1531명이다. 그중 절반 이상이 이미 사망했으며 생존자 중 80% 이상이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심 이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이라며 "그다음에는 편지 왕래, 편지가 곤란하다면 엽서라도 상시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산가족 대면 상봉이 최선이긴 하지만 상봉 행사가 갖는 여러 제약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심 이사는 "스무 차례의 과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동안 남북한 이산가족 4000명 정도만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1년에 남측 이산가족 100명 정도만 가족을 만날 수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가 25일 서울 중구 남북이산가족협회 사무실에서 북녘에서 보낸 오래된 편지와 가족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찢어진 곳을 테이프로 붙인 편지 곳곳에 번진 눈물 자국에서도 오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2018.4.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심 이사 자신도 이산가족이다. 그는 "해방 이후 아버지와 함께 월남했다가 38선이 가로막히고 6·25전쟁이 나면서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과 영영 헤어지게 됐다"며 "이후 연락이 끊겼다가 1994년 미국에 있는 친척에게 북한의 가족들이 나를 찾는다는 편지를 받았고, 47년 만에 중국에서 남동생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보낸 엽서를 보여주며 "여동생이 편지에서 '오빠 무릎 위에서 재롱부리던 제가 파파할머니가 됐습니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엽서 곳곳에 진 얼룩을 보고는 "아무래도 동생들이 엽서를 쓰면서 눈물을 흘린 것 같다"고 했다.

심 이사는 어머니께 밥 한 끼 못해드리고, 손 한 번 잡아드리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됐다.

"동생이 어머니가 '구섭이를 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했어요. 나 하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이산가족 대다수의 이야기가 이렇습니다. 민족의 비극이죠."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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