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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스포츠조선배 ‘신구 강자’ 대격돌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6 03:35

수정 2018.04.26 03:35

경륜경기.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경륜경기.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광명=강근주 기자] 제24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이 오는 4월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광명 스피돔에서 열린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올해 시즌부터 각 대상경주마다 테마를 정해 대회의 흥미를 높이고 있는 있는데 2월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주가 각 훈련지별 대표를 선발, 지역 대항전 성향을 보였다면 이번 스포츠조선배는 ‘신구 강자’의 대격돌이 주요 테마다.

그동안 벨로드롬을 호령하며 연말 그랑프리까지 접수했던 슈퍼특선반 박병하(2013년 그랑프리 챔피언), 이현구(2014년 그랑프리 챔피언)를 상대로 현재 상종가를 치고 있는 영건을 비롯해 차세대 벨로드롬 유망주가 대거 맞선다.

이 중엔 최근 철옹성과 같던 수도권 연대 및 정종진의 연승 행진을 저지하며 단박에 스타덤에 올라선 강호와 윤민우를 비롯해 각각 충청과 호남의 수장으로 떠오른 황인혁, 최래선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90년대 생으로 호시탐탐 세대교체를 노리는 정하늘, 김민준까지 그야말로 최근 벨로드롬의 가장 핫한 선수가 총 출동한다.

◇ 뜨는 해냐. 지는 해냐?

박병하와 이현구는 관록의 상징답게 그동안 벨로드롬을 호령하던 붙박이 슈퍼특선반 멤버다.
하지만 지난 시즌 그리고 올해 시즌 이들의 아성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현구는 슈퍼특선반 선수론 유일하게 지난 시즌 대상경주 무관의 설움을 겪어야 했고 박병하는 지난 시즌 3위였던 성적이 올해 시즌 들어 8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이번 대상에서도 무너진다면 모두 후반기 슈퍼특선반을 유지하기 어려울 뿐더러 연말 그랑프리 출전권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인 셈이다. 따라서 두 선수에게는 이번 대상경주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반면 90년대생 듀오 정하늘, 윤민우는 지난 시즌 9위, 7위에서 각각 6위, 7위까지 뛰어올랐고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강호는 시즌 초 우수급에서 시작하는 핸디캡에도 불구 현재 상금 7위, 연대율(85%) 12위, 삼연대율은 100%를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따라서 이번 대상경주는 어느 누구도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대회가 될 전망이다.

◇ 강호 뒤늦은 입문 그러나 클래스는 달랐다!

최근 경륜장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온통 ‘강호’ 이야기 뿐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경륜 종목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강호는 무려 10년 넘게 아마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 바람에 프로 입문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동갑내기인 박용범보다 5년 늦게 데뷔했다.

하지만 강호는 프로 데뷔 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빠르게 적응 중이다. 최근 특선급에서 보기 드문 한 바퀴 선행은 그만의 전매특허이며 특선급 입문 후에도 꾸준히 입상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비록 낙차사고로 빛이 바랜 경주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 그랑프리 1, 2, 3위인 정종진, 신은섭, 정하늘을 모두 누르며 경륜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도 찍었다.

여기에 3월25일 정종진의 연승 기록(50연승)을 저지한 윤민우는 폭발적 스퍼트와 날카로운 추입력으로 확실한 자기만의 주무기가 있고 그동안 연대 면에서 늘 불리함을 안고 있던 최래선, 황인혁은 특유의 폭넓은 시야와 회전력을 바탕으로 강호와 함께 아마 최강 트리오의 진가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 위기의 수도권, 명가 재건 경상권 빅뱅

대상은 개인전 못지않게 지역 대결 또한 볼거리다. 시즌 초반만 해도 지난 시즌 그랑프리를 싹쓸이한 수도권의 독주에 이견을 제기한 이는 없었다. 정종진의 거침없는 연승 행진, 탄탄한 조직력과 풍부한 선수자원 등으로 철옹성과 같았다.

하지만 수장인 정종진의 연승이 ‘50’에서 마침표를 찍자 장점인 집중력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엔 낙차부상까지 당했다. 여기에 큰 경기에서 늘 시원하게 포문을 열어주던 맏형 박병하의 장기인 선행력이 예년만 못하다. 정하늘, 신은섭 등 지나친 마크 의존도와 소극적 경주운영도 정종진-박병하 쌍포가 흔들리면 그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반면 강호, 윤민우 등 가세로 탄력을 받은 경상권은 성낙송이 절정인데다 좌우로 최래선의 호남팀, 류재열의 대구팀 등과 연합전선까지 형성이 가능해 그 기세가 대단하다.
마치 김보현, 지성환 등 경륜 초기 벨로드롬을 호령하던 명가 재건이 가시화된 모양새다.

따라서 현재로선 사면초가와 다를 바 없는 수도권이 경상권을 누를 것이란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조호성 은퇴 후 그리고 2013년과 같은 벨로드롬의 춘추전국시대가 이번 대상을 통해 다시 한 번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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