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기네스 흑맥주의 과학.. 거품 넘치지 않으려면 맥주잔 대신 칵테일 잔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18. 4. 2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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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흑맥주는 크림 같은 거품으로 유명하다.

맥주잔을 칵테일 잔으로 바꾸면 거품이 금방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네스 맥주잔을 보면 거품이 실제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칵테일 잔에 기네스 맥주를 따르면 거품이 넘칠 새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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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 거품 가라앉는 기네스 맥주
"칵테일 잔, 위와 아래 지름차가 맥주잔보다 커 거품 빨리 사라져"

기네스 흑맥주는 크림 같은 거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어떻게 하면 잔에 거품이 넘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늘 흑맥주를 즐겨 마시던 아일랜드 출신 과학자가 답을 내놓았다. 맥주잔을 칵테일 잔으로 바꾸면 거품이 금방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영국 허더즈필드대 수학과의 윌리엄 리 교수는 미국물리교사협회가 발간하는 '미국 물리학 저널' 4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칵테일 잔이 위와 아래의 지름 차가 맥주잔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거품도 더 빨리 사라진다"고 밝혔다.

리 교수의 연구는 지난 2012년 같은 저널에 발표한 논문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아일랜드 리머릭대 수학과에 있던 리 교수는 기네스 맥주의 거품이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에 대한 답을 수학 모델로 제시했다. 거품은 맥주보다 밀도가 낮아 당연히 위로 뜬다. 하지만 기네스 맥주잔을 보면 거품이 실제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리 교수는 거품의 하강(下降)은 맥주잔의 모양에 해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맥주잔은 위가 아래보다 넓다. 따라서 위에서 보면 거품이 가운데 부분으로만 올라온다. 거품이 잔 윗부분에 몰리면, 그곳에 있던 맥주는 가장자리 벽면으로 밀려나 쌓인다.

가장자리에서 밀도가 높아진 맥주는 잔의 벽면을 타고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때 근처에 있던 거품도 함께 끌고 내려간다. 흑맥주가 검다 보니 가운데에서 솟아오르는 거품은 보이지 않고 맥주잔 벽으로 내려가는 거품만 보인다. 이것이 바로 기네스 맥주 거품의 미스터리란 것이다.

리 교수는 "칵테일 잔은 벽면이 맥주잔보다 더 가파르기 때문에 맥주의 하강도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거품도 더 빨리 끌고 내려간다는 것. 칵테일 잔에 기네스 맥주를 따르면 거품이 넘칠 새가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다른 라거 맥주도 칵테일 잔에 따르면 거품이 넘치지 않을까. 실험을 해보면 거품이 넘쳐 난리가 날 것이다. 라거 맥주의 거품은 기네스 맥주보다 이산화탄소 성분이 많다. 당연히 위로 뜨는 힘인 부력(浮力)도 기네스 맥주보다 크다.

맥주가 순환하면서 아래로 내려가도 이산화탄소 거품은 부력 덕분에 잘 내려가지 않는다. 이에 비해 기네스 맥주는 라거보다 질소 성분이 훨씬 많다. 질소는 거품을 천천히 자라게 한다. 그만큼 거품 크기와 부력이 작아 하강하는 맥주에 쉽게 끌려간다.

리 교수의 연구는 심심풀이용은 아니다. 그는 수학으로 산업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수학을 연구하고 있다. 이번 연구도 기네스 맥주 판매사인 디아지오의 후원을 받았다. 2016년에는 수학을 이용해 필립스의 커피 머신에 가장 적합한 커피 추출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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