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웹툰, 美서 어벤져스·수퍼맨 모두 눌렀다

임경업 기자 2018. 4. 2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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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떠올라

한국 웹툰 업체들이 일본·대만·태국 등 아시아 모바일 만화 시장을 모두 석권한 데 이어,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차세대 한류(韓流)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까지 상륙한 ‘웹툰 한류’ - 지난해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만화 축제 ‘애니메 엑스포’ 현장에서 현지 팬들이 레진코믹스 부스에서 기념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모습. 북미 시장 진출 3년째를 맞은 레진코믹스는 올 1분기 구글 앱 장터 만화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레진코믹스

국내 웹툰 업체 레진코믹스는 1분기 미국 구글 앱 장터 만화 부문에서 마블코믹스 등 미국 현지 업체를 누루고 매출 1위에 올랐다. 네이버·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일본·대만을 비롯해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까지 모바일 만화 시장에서 매출 1~2위를 다투며 국내 업체들끼리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만화 수출액은 지난해 400억원으로 2016년보다 약 15% 늘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게임·음악·영화에 비해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가장 가파르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웹툰 인기와 더불어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드라마 제작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박지혜 연구원은 "웹툰을 기반으로 한 2차 시장이 영화·드라마를 넘어 최근엔 게임과 음악으로까지 넓어졌다"며 "국내 웹툰 2차 시장 규모만 연간 4000억원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한국 웹툰만의 특색에 열광

레진코믹스 ‘아가씨와 우렁총각’

레진코믹스는 올 1~3월 북미 모바일 만화 시장에서 아이언맨·스파이더맨 등 어벤져스로 유명한 마블코믹스(2위), 배트맨·수퍼맨 시리즈를 가진 DC코믹스(3위)를 제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비결은 철저하게 한국적인 콘텐츠를 앞세웠다는 것. 레진코믹스는 올해 북미 시장 진출 3년째를 맞아 21개 신작을 추가해 출시작을 모두 184개로 늘렸다. 이 중 179개 작품이 한국 작가의 작품이다. 미국 레진코믹스 만화 팬들이 가장 많이 보는 만화는 '아가씨와 우렁총각'. 한국 전래동화의 우렁각시를 모티브로 삼아 집안 살림을 해주는 남자와 여자의 로맨스를 다룬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무겁고 진지한 액션·스릴러물이 많은 미국 만화와 달리, 한국 웹툰은 일상 소재를 바탕으로 개그,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가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해외 팬들은 한국 웹툰을 신선하고 모바일에서 가볍게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웹툰은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게 편한 스마트폰의 특성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앱 '코미코'는 올 들어 태국 구글 앱 장터에서 태국 현지 업체와 매출 1위를 다투고 있다. 114개 작품 중 62개 작품이 한국 웹툰으로, 별도의 번역팀과 태국인 검수를 거쳐 현지 문화에 맞게 각색해 선보였다. 일본에선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라인망가'가 1분기 만화 앱 매출 1위,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2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에선 네이버가 1위, 대만에선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가 1~2위를 오가며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웹툰 기반 영화도 해외 흥행 대박

케이툰 ‘안드로메이트’

한국 웹툰이 영화·드라마로 제작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KT는 지난 20일 홍콩의 영화 투자사 란콰이펑과 '안드로메이트', '아이언 걸' 등 한국 웹툰 5개 작품을 기반으로 한 영상 제작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KT가 모바일 앱 케이툰을 통해 서비스하는 작품들이 인기를 끌자 중화권 자본이 이들 웹툰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인 것이다. KT 관계자는 "감정을 가지는 로봇이 등장하는 '안드로메이트'는 중국 누적 조회 수가 3억 회를 돌파한 인기 웹툰"이라며 "조만간 중국 시장을 노린 영화가 연달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픽코마'는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픽코마에서 연재 중인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서비스하기로 했다. '픽코마TV'라는 별도의 서비스를 선보여 만화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영화 등 2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서비스 2년 차인 픽코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배 증가한 8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네이버도 한국 웹툰의 해외 2차 판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 '신과 함께'가 대만·홍콩·말레이시아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휩쓸며 해외 흥행에 성공했다"며 "불교를 기반으로 한 동양적인 문화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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