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7시간 후.. 이 모습 가능하다고?
"누가 운동화·바지 좀 갖다줘라"
영국의 케이트 미들턴(36·사진) 세손빈이 출산 직후 '너무 완벽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선 것을 두고 영국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산고를 겪은 직후에도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을 연출해 비현실적 여성상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케이트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런던 세인트메리병원에서 셋째인 남아를 출산한 후 7시간 만에 퇴원했다. 부기(浮氣) 거의 없는 모습에 화장과 머리 손질을 꼼꼼히 했고, 짧은 원피스에 보석과 하이힐로 치장한 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앞서 케이트는 2013년 조지 왕자 출산 후 이튿날 아침에, 2015년 샬럿 공주 출산 후엔 10시간 만에 병원을 나섰다.
산후조리의 개념이 약한 영국 등 서방에선 산모들이 자연 분만한 경우 1~2일 만에 퇴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케이트에겐 출산 직후마다 전속 미용사와 마사지사, 스타일리스트, 홍보 전문가 등 '팀 케이트(Team Kate)'라 불리는 인력 수십명이 투입됐다.
이번에도 완벽하게 '복구'된 케이트의 모습에 세계가 감탄했지만, 실제 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은 황당해하고 있다고 BBC와 인디펜던트 등이 24일 보도했다.
"어떻게 결혼식 날 내 모습보다도 나을 수가 있나" "출산 후 육체적·정신적으로 황폐한 상태에서 치장하고 카메라 세례를 받게 하는 게 온당한가" "누가 케이트에게 편한 바지와 운동화를 갖다 줘라" "남편이 '당신도 애를 셋 낳았는데 왜 케이트처럼 날씬하지 않냐'길래 주먹을 날렸다. 나도 보모와 하녀를 거느리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소셜미디어엔 '출산 7시간 후:케이트 vs 나' '출산의 진실을 알려주마' 등의 제목으로, 출산 직후 퉁퉁 붓고 피로한 모습을 담은 일반인 사진이 폭주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도 "왕실의 행복을 구현해야 하는 세손빈의 임무는 알지만, 출산 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줘도 좋았을 것"(CNN) "특수 계층을 통해 출산을 이상화할수록 보통 여성들은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워싱턴포스트)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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