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2] '종전선언' 주목하는 6·25 참전 노병 <태국>

2018. 4.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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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태국군 노병 통랏 유뿐(88.예비역 대령) 씨는 24일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둔 남북 정상에게 이런 바람을 전했다.

이런 참혹한 기억 때문인지 통랏씨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껏 고조됐던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남북한의 노력이 반갑기 그지없다고 했다.

통랏씨는 지난 2011년 참전용사 재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꼭 60년 만에 서울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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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랏 유뿐 "남과 북은 형제자매지간..이해·양보해 한반도 안정 찾길"
"한반도에 긍정적 상황 기대..평양 가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고 싶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남북은 형제자매지간 아닙니까? 아무쪼록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가 한층 더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태국군 노병 통랏 유뿐(88.예비역 대령) 씨는 24일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둔 남북 정상에게 이런 바람을 전했다.

한국전 참전 태국군 예비역 대령 통랏 유뿐[방콕=연합뉴스]

1950년 10월 자원입대한 그는 보급선을 타고 전쟁이 한창이던 한국의 남쪽끝 부산항에 도착했다. 대구에서 보름간 훈련을 받았고 이어 연합군 일원으로 평양에 배치됐다.

평양에서 북한군과 대치하던 소속 부대가 중공군 개입으로 퇴각하면서 그도 개성, 포천을 거쳐 의정부로 이동했다.

그러고 이듬해 10월 귀국할 때까지 꼬박 1년간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경험했고 전쟁의 폐허 속에 허덕이던 한국인들을 도왔다.

20대 청년시절에 갔던 전장을 뒤로한 지 67년.

이제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머리도 하얗게 센 미수(米壽)의 노병이지만 한국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또렷이 기억한다.

지뢰 위를 지나다가 폭발한 지프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전우들. 인천 상륙작전을 계기로 평양까지 진주한 연합군과 반격하는 북한군 사이에서 어찌할 줄 모른 채 불안해하던 평양 주민들.

먹을 것이 없어 외국 군인들이 나눠준 전투식량을 받아들고 고마워하던 난민과 고아들을 떠올릴 때는 말문이 막히기도 했다.

한국전 참전 태국군 예비역 대령 통랏 유뿐[방콕=연합뉴스] 태국 참전용사협회 모자에 달린 배지에 '한국전쟁 50주년, 전쟁을 넘어 평화를 추구한다'는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이런 참혹한 기억 때문인지 통랏씨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로 한껏 고조됐던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려는 남북한의 노력이 반갑기 그지없다고 했다.

그는 "인류를 대상으로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잔인하고 위험한 발상이었다. 북한은 일본과 미국까지 위협하면서 한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며 "그러나 더는 핵실험을 하지 않기로 했다니 정말 잘한 일"이라며 기뻐했다.

통랏씨는 또 정전협정 폐기와 평화체제 전환 시도에도 박수를 보내며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한 발짝씩 양보해 좋은 결과를 내기를 염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제 한반도가 안정될 수 있도록 남북한이 미국, 중국과 잘 논의하고 서로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일련의 조치로 한반도에 긍정적 상황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통랏씨는 지난 2011년 참전용사 재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꼭 60년 만에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떠나올 때는 폐허였는데 한국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해 놀랐다. 한국인의 저력과 어려울 때 똘똘 뭉치는 국민성이 엄청나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반도 긴장이 완화돼 북한으로 가는 길이 넓어지면 평양에도 가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국전 참전 태국군 예비역 대령 통랏 유뿐[방콕=연합뉴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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