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다이나믹 듀오' 살라-피르미누, 로마 대파하다

김현민 2018. 4. 2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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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로마전 5-2 대승. 살라 2골 2도움 & 피르미누 2골 2도움. 살라-피르미누,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10골씩 사이좋게 기록(2014/15 시즌 메시-네이마르에 이어 역사상 2번째). 이번 시즌 살라 8골을 피르미누가 도왔고, 피르미누 6골을 살라가 도움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 공격 듀오 모하메드 살라와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로마 수비진을 파괴하며 5-2 대승을 견인했다.

리버풀이 안필드 홈에서 열린 로마와의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5-2 대승을 거두었다. 경기 막판 2실점은 분명 리버풀 입장에서 아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건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무려 5골을 몰아넣으며 3골 차 대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에 있었던 건 바로 리버풀의 '파라오' 살라와 찰떡콤비 피르미누였다. 둘은 사이좋게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골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먼저 살라는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원래 축구라는 건 파상공세를 펼칠 때 골을 넣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방심하다 실점하기 쉽상이다. 그러하기에 축구계에선 득점 찬스를 놓치면 실점한다라는 소리가 있는 것이다. 리버풀은 28분부터 35분까지 7분 사이에 무려 6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중간에 사디오 마네의 오프사이드 골도 있었다. 이 시점에 골을 넣지 못했다면 자칫 역으로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관중석 스탠드에 강한 제스쳐로 응원을 유도하며 리버풀 선수들을 독려했다.

중요한 순간 살라가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36분경 피르미누의 패스를 받은 살라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선 먼 포스트로 강하게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가져갔다. 이 슈팅은 알리송 골키퍼의 키를 넘어 골대 상단에 맞고 그대로 골로 연결됐다. 이어서 살라는 전반전 종료 직전 역습 과정에서 피르미누의 전진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키를 살짝 넘기는 센스 있는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살라의 2골과 함께 리버풀이 크게 리드를 잡자 로마는 강제적으로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살라는 영리하게 역이용했다. 후반 10분경,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살라가 롱패스를 받아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온 마네가 논스톱 슬라이딩 슈팅으로 3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후반 16분경, 살라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먼 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온 피르미누가 가볍게 밀어넣으며 4-0까지 스코어 차를 벌려나갔다.

살라는 이 경기에서 4회의 슈팅을 모두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는 5회로 피르미누와 함께 공동 1위였다. 게다가 드리블을 3회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는 돌파력을 자랑했다. 리버풀의 2실점이 살라 교체 이후 나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살라가 그라운드에서 떠나자 로마 선수들은 수비에서 부담감을 덜고선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수 있었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피르미누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피르미누는 단순히 스탯으로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 원래 포지션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이지만 리버풀에선 최전방 원톱 역할을 수행하는 그는 준수한 키핑력과 등지는 플레이는 물론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살라와 마네의 침투를 돕는다. 게다가 양질의 패스를 이들에게 공급하는 것도 피르미누의 몫이다. 피르미누의 헌신이 있기에 이번 시즌 살라가 많은 골을 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경기에서도 피르미누는 키핑에 이은 2번의 전진 패스로 살라의 첫 2골을 모두 어시스트했고, 살라의 패스를 받아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게다가 로마가 선수 두 명을 교체하면서 수비 라인이 정돈되지 않은 틈을 타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헤딩 골을 추가하며 5번째 골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로마에게 2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르미누의 마지막 골은 단순한 쐐기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2골 차와 3골 차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비단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피르미누는 이 경기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 역시 4회로 가장 많았다. 드리블 성공률은 100%였다. 키 패스는 5회로 살라와 함께 공동 2위였고, 태클 성공 횟수 역시 3회로 헨더슨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살라의 선제골이 분수령으로 작용했기에 경기 최우수 선수는 살라의 차지였으나 경기 전반에 걸친 영향력은 피르미누가 살라에 전혀 뒤쳐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게다가 살라와 피르미누의 호흡이 날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이 리버풀 입장에선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시즌 피르미누는 살라의 8골을 어시스트하며 가장 많은 도움을 제공한 선수였다. 살라 역시 피르미누에게 6골을 어시스트해줬다.

물론 선수 개개인의 클래스 차이는 있지만 마치 클롭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을 맡았을 당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카가와 신지의 콤비 플레이를 보는 인상이다. 지금의 레반도프스키는 많은 골을 양산하는 공격수로 성장했으나 도르트문트 시절엔 득점력보다도 키핑과 연계에 더 강점이 있는 선수였다. 레반도프스키가 키핑하고 패스를 내주면 카가와가 원터치로 주고 받으면서 침투해 골을 마무리하는 형태였다. 이를 피르미누와 살라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재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무엇보다도 살라와 피르미누는 이 경기에서 사이 좋게 멀티 골을 넣으며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10골씩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 동안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한 팀에서 두 명의 선수가 두 자릿 수 골을 넣은 건 2014/15 시즌 바르사 공격 듀오 리오넬 메시(10골)와 네이마르(10골)이 유일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살라와 피르미누인 것이다.

2014/15 시즌 당시 바르사는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유럽 구단들 중 역사상 처음으로 2번째 트레블(챔피언스 리그,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코파 델 레이 삼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는 리버풀에게 상당히 기분 좋은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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