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예?"..부산항 컨테이너 기사, 사고 보상도 못받아

부산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2천만개를 처리하면서 세계 5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부산항의 실핏줄 같은 핵심 역할을 하는 컨테이너 기사들은 선사와 운영사, 화주,운송업체들의 '갑질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부산CBS는 이에 따라 트레일러 기사들에 대한 '부산항의 도넘은 갑질'실태를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부산항 신항 운영사들의 '컨'상·하차 '갑질'
② 부산항 해운선사 '갑질횡포'…컨테이너 기사 "죽을 맛"
③ "현대판 노예?"…부산항 컨테이너 기사, 사고 보상도 못받아

부산항 신항 해운선사의 '갑질횡포'는 고장난 브레이크와 다름없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해양수상부, 부산항만 공사 등 정부 부처 어느 부서로부터도 간섭이나 통제를 받지 않고 '갑질'을 저지르고 있다.

부산항 신항 해운선사들이 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떠넘긴 컨테이너 내부.정체불명의 백색가루가 내부를 덮고 있다.트레일러 기사들은 이 물질의 정체도 모르고 청소를 해야하는 '갑질횡포'를 당하고 있다(사진=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 제보)

부산항 신항의 해운선사는 대부분 화주로부터 컨테이너의 청소비 등을 꼬박꼬박 챙긴다. 컨테이너 20피터 1개당 3만5000원, 40피터는 50000원 정도의 청소비를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트레일러 기사들에게 청소는 물론 수리와 용접 등 갖가지 작업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떠넘긴다. 화주로 부터 받은 청소비 등은 당연한 듯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채운다.

문제는 기사들이 자신들에게 건네진 컨테이너에서 청소 등 작업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도 선사들로부터 보상은 커녕 위로의 말 한마디도 못 듣는다.

컨테이너 기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구조를 두고 '현대판 노예제'라고 자조섞인 푸념을 하고 있다.

실제로, 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인 50살 A씨는 지난 2월 훼손된 컨테이너를 수리하다 땅바닥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A씨는 무려 50일동안 일을 하지 못했고, 병원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400여만원을 지출했다.

부산항 신항의 50대 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 A씨가 컨테이너 훼손부분 수리를 하다 떨어져 다친 머리 치료 상황.A씨는 "50여일동안 치료를 받으면서 수백만원의 치료비가 들었지만 보상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사진=컨테이너 트레일러 기사 제보)

A씨는 "머리를 다쳐 치료를 받고 있지만, 해운선사측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선사직원에게 하소연했자만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다행히 실손 보험에 가입해서 병원비 지출이 적었지만,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60대인 B,C씨 등도 "컨테이너 스티커 제거작업을 하거나 훼손부분 수리를 하다 팔이 부러지거나 화상을 입는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 역시 "부상으로 일을 하지 못하면서 고스란히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측은 "이런 사례는 겉으로 드러나면서 알려졌을 뿐 실제 사례는 세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입을 모았다.

하지만, 기사들이 이렇게 부상을 당하고 일을 못하면서 치료비 등 금전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지만 '갑질'을 일삼는 해운선사는 보상은 물론 위로의 말조차 건네지 않는다.

트레일러 기사는 개입사업자일뿐 자신들이 고용한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할 방법이 없다고 발뺌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결국,트레일러 기사들은 선사들의 갖가지 갑질에 고통을 받는데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도 스스로 감수해야하는 '현대판 노예제'에 얽메인 신세라고 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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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조선영 기자] sycho@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