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롯데 신본기가 말한 최근 활약, 그리고 번즈의 공백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2018. 4. 25. 0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수원=전영민 기자] 롯데의 전력에서 번즈의 공백이 보이지 않는다.

롯데는 24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14-8 대승을 거뒀다. 리그 순위 최하위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롯데는 공동 8위 NC, 삼성(10승 16패)과의 게임차를 0으로 맞췄다.

롯데 타선은 1회초부터 상대 선발 박세진을 공략해냈고, 바뀐 투수 신병률마저 무너뜨리며 선발 전원 안타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특히 올시즌을 앞두고 FA로 이적한 민병헌은 4타수 4안타(2홈런) 4타점 3득점, ‘롯데의 심장’ 이대호는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타선 폭발을 이끌었다.

롯데 신본기. 사진=전영민 기자

롯데 팬들은 그토록 원하던 ‘공격적인 야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 팬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선수는 이대호도 아니고 민병헌도 아니다. 이미 검증된 민병헌과 이대호와 달리 ‘작은 거인’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신본기가 그 주인공.

신본기는 올시즌 24경기에 출전해 77타수 27안타 타율 3할5푼1리 2홈런 17타점 OPS 9할3리를 기록하고 있다. 안타, 타율, 타점, 득점, 장타율 등 다수의 타격 지표에서 그는 팀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심지어 하위타순에 배치되면서도 타율과 타점은 이대호(3할8푼9리, 24타점)에 이은 2위에 올라있다. 아직 시즌 초반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기세는 롯데 타선의 핵으로 불려도 무방하다.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 응한 신본기는 최근 맹타의 비결을 ‘캠프에서의 훈련’으로 꼽았다.

“지난 시즌에 실패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시즌을 마치고 마무리 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타격 훈련에 중점을 많이 뒀어요. 시범경기까지도 수비보다 타격 훈련에 더 시간을 쏟았고요. 지금도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타격에 관련한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있어요. 사실 타격 쪽에서 이렇게 저한테 신경써주시는게 처음이에요. 다행히 준비했던 것들이 경기에서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연합뉴스 제공

실제로 신본기는 지난해 128경기에 나서 325타수 77안타 타율 2할3푼7리 5홈런 47타점 OPS 6할2푼9리를 기록했다. 유격수와 3루수로 번갈아 출전하긴 했으나 한 팀의 주전 내야수의 성적이라 보기에는 부족한 기록이다.

하지만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자마자 신본기가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자 팬들은 자연스레 기대와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팬들은 그를 ‘하위 타순의 손아섭 혹은 이대호’라고 칭할 정도.

신본기는 팬들의 이러한 관심과 기대에 자신을 한없이 낮췄다.

“(이)대호 선배와 비교될 정도라고 생각은 안해요. 제가 그렇게 레벨이 높은 선수도 아니고, 그 정도의 기대를 받으려면 최소 3, 4시즌 정도는 풀타임 뛰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전혀 그럴 단계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그런 관심 자체에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에요. 더 신나게 경기할 수 있는 요인인 것 같아요.”

물론 신본기가 지금의 활약을 올시즌 내내 이어갈 수는 없다. 타격에는 사이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인생사에서도 좋은 일이 있으면 좋지 않은 일이 뒤따른다. 144경기에서 딱 절반인 72경기만 잘해도 수준급의 선수로 불린다. 신본기도 이러한 점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분명히 좋은 것만 나오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생각하기보다는 계속 뛰면서 느껴보고 싶어요. 경기에서 좋은 점, 그리고 그때의 느낌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이 기록해두고 기억하면서 경기에 나갈 생각이에요.”

롯데 번즈. 스포츠코리아 제공

주 포지션이 유격수인 신본기는 지난 19일 삼성전부터 2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외인 타자 번즈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2군행을 지시받았고, 조원우 감독은 그 공백을 신본기에게 맡겼다. 신본기가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판단이었다. 실제로 번즈의 공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타격은 수비랑 다른 거잖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비에 나가요. 번즈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제게 2루든 3루든 유격수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 아니라 시즌 전부터 이미 많은 포지션을 준비했기 때문에 괜찮아요.”

만년 기대주였던 신본기는 이제 당당히 내야 수비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일취월장하며 조원우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대호의 부활, 신본기의 각성까지 얻은 롯데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신본기 또한 반등을 자신했다.

“저희 선수들이 크게 실수하거나, 부담을 느끼지만 않는다면 롯데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선배들과 후배들 모두 노력하고 있고 결국에는 당연히 올라갈 것이고요.”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ymin@sportshankook.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