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배현진, 수상 경력 '셀프 업그레이드' 논란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2018. 4. 2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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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토론회 수상 내용 부풀려 설명..배현진 측 "오래 전 일이라 신경 못썼다"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서울 송파을 지역구에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출마한 배현진 전 MBC 앵커가 과거 수상경력을 부풀려 홍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 예비후보는 지난 22일 공개된 월간지 '신동아' 인터뷰에서 '대학생 때 토론대회도 참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학교(숙명여대)에 공지가 붙었더라. 숙명 토론대회"라며 "(당시) 방송사에 입사하고 싶은데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스펙이 무엇일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 마침 토론대회 공지를 봤고, 무작정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쭉쭉 올라가더라. 금상을 타서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나가게 됐다. 그러나 대회 도중 한 팀원이 포기하고 대회장에서 나가버렸다. 저희 팀이 떨어졌다. 실망하고 집에 왔더니 이틀 뒤에 '베스트 스피커'라고 열 명을 선발해 다시 수상할 테니 오라고 했다. 그래서 그 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숙명여대 의사소통센터가 주최한 '제 6회 숙명토론대회'(왼쪽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배현진 전 MBC 앵커다(오른쪽 아래 사진).
요컨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숙명 토론대회에서 '금상'을, 전국 대학생 토론회에선 '베스트 스피커상'을 탔다는 얘기다.

하지만 CBS가 확보한 2007년 제 6회 숙명 토론대회 시상식 녹취파일에 따르면 배 예비후보는 '은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열린 제 3회 전국 대학생 토론회에선 '스피커상'을 탔다. 인터뷰에선 은상을 금상으로 한 단계, 스피커상을 베스트 스피커상으로 세 단계 올려 설명한 셈이다.

해당 인터뷰를 단순 착오로 보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주요 인터넷 포털에 등록된 인물정보에도 수상내역이 사실과 다르게 적시된 점이 눈에 띈다.

24일 포털 사이트(왼쪽이 네이버, 오른쪽이 다음)에 적시된 배현진 예비후보의 수상내역.
24일 네이버에 게시된 그의 인물 정보 수상내역엔 마찬가지로 숙명토론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것으로 적시돼 있다. 네이버 측은 "(인물정보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확인을 거쳤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확인했는지는 개인정보라는 이유에서 밝히지 않았다.

다음 포털 수상내역에는 이날 오후까지 신동아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숙명토론대회 '금상',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선 '베스트 스피커상'을 탔다고 적혀있었다. 다만 취재가 이뤄지자 후자만 '스피커상'으로 수정됐다. 다음 카카오 측 관계자는 "수상내역은 본인확인을 거치진 않았고, 2015년, 2017년 배 씨 관련 기사를 보고 업데이트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부터 부정확한 수상 정보가 유통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07년 당시 숙명 토론대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배 씨는 분명 은상을 수상했는데 도대체 왜 금상을 받았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전국 대학생 토론회의 경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대회로, 홈페이지에서 당시 수상내역도 확인할 수 있다. 배 씨가 받은 '스피커 상'은 '베스트 스피커상', '2ND 스피커상', '3ND 스피커상' 다음으로, 모두 10명이 받았다. 위원회 측은 "당시 배 씨는 스피커상을 받았고, 변동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배 전 앵커는 지난 4일 송파을 보궐선거 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 적용을 받는다는 게 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이다.

공직선거법 250조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연설, 방송, 신문, 통신, 잡지 등 기타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경력, 행위 등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수상내역이) 사실이 아니라면 선거법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허위의 수위 등을 고려해 잘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같은 날 통화에서 "오래 전 일이라 신경을 쓰지 못했다. 잘못된 게 있으면 즉시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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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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