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계열은 최악.. 폭발 일보직전"

김양균 2018. 4. 2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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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으로 수술을 끝낸 의사는 고급 중형 세단차를 타고 퇴근, 서울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연인과 잔을 맞부딪치며 미소 짓는다.

드라마속 외과계통 의사의 일상은 대개 이렇게 묘사된다.

생활인으로서 외과계열 의사들의 삶 역시 팍팍한 건 마찬가지다.

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의사들은 업무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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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외과·흉부외과·신경외과·비뇨기과 의사들의 한숨

성공적으로 수술을 끝낸 의사는 고급 중형 세단차를 타고 퇴근, 서울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연인과 잔을 맞부딪치며 미소 짓는다. 드라마속 외과계통 의사의 일상은 대개 이렇게 묘사된다. 아니면 ‘천재의사’등의 미사여구가 붙기 마련.

현실은 딴판이다. 생사의 경계를 오가는 환자가 실려오면, 피와 고름이 튀는 수술실의 광경은 흡사 전장을 방불케 한다. 생활인으로서 외과계열 의사들의 삶 역시 팍팍한 건 마찬가지다. 의료분쟁은 잦고 급여는 낮은데, 업무 강도는 지나치게 높다. 때문에 ‘메스’를 잡을 의사가 모자란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상 외과계의 몰락은 이미 완료형이며, 이로 인한 쓰나미가 몰려올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4일 국회에선 관련 토론회가 열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성토만 가득한 채 끝맺고 말았다.

 

사진=픽사베이

◇ 초라하게 무너지는 의료 최일선

“외과의사가 어떤 일을 하느냐. 한국인의 사망 1위 악성 종양을 수술하고, 중증외상환자와 응급질환, 양상질환의 수술을 우리 칼잡이들이 도맡지 않느냐 말이오. 한마디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의 최일선에 있다 이 말이오.”(한 외과의사의 말)

자부심과 현실의 격차는 크다. 외과계열은 ‘의료계의 최일선’에서 초라하게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의사가 없다. 전공의 지원이 줄어드는 동시에 외과 전문의는 더욱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의사들은 업무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아우성이다.

장진우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은 “외과계 몰락과 전공의 미달은 응급과 중환자를 다루는 외과계의 가장 필수적인 기능을 마비시키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그런가하면 김형호 대한외과학회 총무이사는 “왜곡된 수가체계는 의사, 특히 외과 의사들에게 불필요한 과잉, 부당 진료를 하라고 부추기는 구조를 만드는 게 아닐까”라고 반문한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신재승 기획홍보이사도 “흉부외과 전문의는 1년에 20여명 전후로 배출되는 기피과”라면서 “파격적인 대우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파격적인 대우란 게 대단한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비정규직이 많아 고용불안 등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주관중 보험정책단 위원은 “인력 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전공의 특별법까지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그 빈 공백을 수련병원의 지도 전문의나 교수들이 담당하게 됐다”며 “인턴 수련의와 전문 간호사가 일부 업무를 맡고 있지만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긴 무리”라고 주장한다.

공통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낮은 의료수가다. 외과계열들의 수익성이 낮아 의료기관은 이들의 인력 충원 요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의료진의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풀어내야할지 누구도 선뜻 말하진 못한다. 한 외과의사는 말한다. “정답을 알지만, 바뀌지 않는다. 한계상황이다.” 한계 상황을 넘어서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 폭발의 여파는 오롯이 환자에게로 향한다는 것을 정부와 의료계 모두 알고 있다. 문제는 환자들만 모른다는 사실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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