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밀착카메라] 도 넘은 '그라피티'..상점·주택까지 피해

김도훈 2018. 4. 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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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라피티'라고 불리는 길거리 벽화는 원래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길거리 예술'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낙서'가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공공 시설물이나 상점, 주택가로까지 무분별하게 번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대로변입니다.

거리에 놓인 우체통, 버스정류장 표지판 등에 검은 락카 페인트로 새겨진 문구들이 가득합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어느것 하나 온전한 것을 찾기 어렵습니다.

도로변에 설치된 공공시설물 마다 스프레이 락카로 칠해진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이처럼 이태원 일대에는요, 크고 작은 낙서들로 도배된 공공 시설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 내용을 들여다봐도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건물 외벽 등 사유 시설까지 모두 락카 페인트가 칠해졌습니다.

사전에 업주 동의나 허가없이 무단으로 그려놓은 겁니다.

[인근 상인 : 아주 미치겠어요. 낙서 때문에 (지우면) 또 칠하고 그래요. 아주 그냥 잡아서 혼내주고 싶어. 까만 글씨 써놓고 다 해놨으니. 성질나서 그냥.]

거리 예술로 불리는 그라피티는 사회에 대한 비판과 문제의식을 전달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무분별한 길거리 낙서로 애초 의도가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근 상인 : 의미 있는 그림을 했다던가. 여기는 저게 뭔지도 모르고. 셔터 조금 내리잖아요. 정말 영화에서 보는 할렘 그런 골목 같아요.]

기존 벽화를 훼손하는 낙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로변에서 조금만 골목 안쪽으로 들어와봤습니다.

이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요.

건물 외벽으로 보면 손이 닿지않는 높은 곳까지 낙서들이 빼곡하게 채워져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상인들은 경고문을 붙여놓거나 CCTV를 설치하기도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인근 상인 : (경찰에 신고는 해보셨어요?) 어차피 못 잡으니까. 생각도 못 하죠. 계속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무분별한 그라피티를 막기 위해 건물 외벽에 구조물을 설치한 곳도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홍익공원입니다.

기존에 외벽을 가득 메우고 있던 어지러운 그라피티와 낙서들을 모두 이런 하얀 페인트로 뒤덮은 다음에 방지 가림막을 설치해놨는데요.

한번 뒤쪽으로 돌아가서 살펴보겠습니다.

건물 리모델링을 마친지 일년 여만에 또 다시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 않은 건물 뒤쪽은 이렇게 낙서들이 등장했습니다.

[관할 구청 관계자 : '그런 행위를 금지시키자' 해서 일부러 공사를 했어요. 공원 지킴이를 낮에 상주시키고 밤에는 인근 파출소하고 협조해서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공공시설물이나 사유재산에 허가 없이 그림이나 낙서를 하는 행위는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지난 2015년 서울 시내 건물 외벽과 주차장 등에 수십 차례 그라피티를 그린 남성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주택가까지 페인트 낙서가 등장하면서 주민들은 불쾌함을 토로합니다.

[인근 주민 : 모든 사람이 봤을 때 예술이라고 생각해야 예술이긴 한데. 본인 생각만 하고 남한테는 민폐 주는 거잖아요. 건물도 본인들 것도 아니고…]

사회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기 위해 시작된 길거리 예술, 그라피티.

하지만 도를 넘어선 무분별한 행동으로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친다면 예술성은 물론 정당성까지 위협받게 될 겁니다.

(인턴기자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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