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양변기' 옆서 끼니까지..쉴 곳 없는 청소노동자
이상엽 2018. 4. 24. 21:06
[앵커]
남자 화장실에서 밥을 먹어야하는 여성 청소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서울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 건물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용변을 보던 학생들과 마주치기도 합니다. 관리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새로운 장소를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밖에서 보면 일반 건물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 화장실입니다.
세면대와 소변기가 있고 안쪽에 양변기도 1대가 있습니다.
양변기 바로 옆에 작은 문을 열어보니 예상치 못한 작은 방이 나타납니다.
건물 청소를 맡고 있는 여성 청소 노동자들의 휴식 공간입니다.
70대 여성 노동자 3명이 사용하는데 점심 식사도 이곳에서 해결합니다.
[청소 노동자 : (어떻게 여기서 식사를 하시게 된 건지…) 여기서 밥 해먹으라고 해서 반찬만 싸서 오고…]
식사를 하다 용변을 보던 남학생들과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식사한 지는 2년 가까이 됐습니다.
[청소 노동자 : 불편한 건 없는데…터가 여기밖에 없대.]
건물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관리업체 :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자체가 문제 되는 거지, 안에는 괜찮아요.]
취재가 이어지자 관리업체 측은 휴식 공간을 따로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관리업체 : 저희가 본사와 상의해서 관리사무소 쪽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일상일 뿐인 편한 식사 자리도 일부 청소 노동자들에게는 오랫동안 사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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