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만찬 메뉴는 옥류관 냉면, 부산 달고기 구이, 스위스 감자전
위문희 2018. 4. 24. 17:19
남북정상회담(27일) 만찬 테이블에 평양 옥류관 냉면과 문재인 대통령 고향인 부산의 달고기 구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년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감자전이 오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만찬 메뉴를 소개하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은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준비했다”며 “그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먹을 거리를 가져와 정성스러운 손길을 더했다”고 말했다.
평양 옥류관 냉면은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좋겠다고 북측에 제안했고 북측이 수락해 선정된 것이라고 한다. 북한은 회담 당일에 평양 옥류관의 수석 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옥류관에서 사용하는 제면기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 설치하고 갓 뽑아낸 면으로 만든 냉면을 만찬장인 평화의 집으로 배달해올 계획이다.
옥류관 냉면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맛본 음식이다. 북한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한 대북 특사단과 남측 예술단에게도 옥류관 냉면을 대접했다.
옥류관 냉면과 함께 선보이는 달고기 구이와 스위스식 감자전은 각각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여서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산의 대표적인 생선인 달고기 요리는 유럽에서도 고급 생선으로 분류되며 북한 해역에서는 잡히지 않은 고기로 알려져 있다”며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문 대통령의 기억과 유럽 스위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김정은의 기억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했던 두 전직 대통령의 고향 음식도 만찬 메뉴에 포함됐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로 만든 민어 해삼 편수(여름철 만두),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오리 농법으로 재배한 쌀로 지은 밥 등이다. 봉하마을 쌀로 지은 밥은 비무장지대(DMZ) 산나물과 함께 비빔밥으로 만들어진다. 비빔밥과 함께 쑥국, 함경도 향토 음식인 가자미 식해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이밖에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98년 두차례 방북 당시 소 떼를 몰고 올라가 유명해진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로 만든 숯불구이, 북한에 잘 알려진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인 남해 통영 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 등도 만찬 메뉴로 선정됐다.
만찬주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술이 선정됐다. 충남 당진 면천 지방의 두견주는 두견화라고도 불린 진달래 꽃잎을 섞어 담근 향기나는 술이다. 평안도 지방의 전통주인 문배술은 한국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우리나라 대표적 전통주가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은 남북 정상과 공식 수행원 몇 분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고 남북 모두 참석 범위를 넓혀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상회담 장소인 평화의 집에서는 이날 오후 2시40분부터 4시30분까지 첫 리허설이 진행됐다. 리허설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25일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선발대와의 남북 합동 리허설이, 26일엔 문 대통령의 회담 공식 수행원 6명이 참석하는 리허설이 한번 더 진행될 예정이다.
앞선 리허설에 모두 불참하는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관련 보고를 받으며 정상회담에 대비할 계획이다. 2000년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가상의 대역인 가게무샤(影武者ㆍ그림자 무사)를 두고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가게무샤 대신 참모진과 토론을 하며 실전 연습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성격상 가게무샤는 안 둘 것”이라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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