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청소직 "발암물질로 기내식탁 닦는거 알았냐구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8. 4. 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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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급 발암물질 청소약품 '아무도 몰랐다'
-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싹싹 잘 닦여
- 버린 화장품 써도 해고시키더니 자기들은..
- "노동자 행복한 환경 만들어졌으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태일(한국공항 비정규직 지부 지부장)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얼마 전에 자기 집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폭언을 하는 음성이 공개가 됐었죠. 일단 이명희 씨의 그 음성 듣고 오겠습니다.

[녹취파일 / 세트로 다 잘라버려야 해! 잘라! 아우 저 거지같은 놈. 이 XX야. 저 XX놈의 XX. 나가! 나가! 야! 야! 나가!]

'나가! 나가'라고 외치는 이 여성. 이 여성이 바로 이명희 씨입니다. 그런데 어젯밤에는 이명희 씨가 인천 하얏트 호텔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폭언과 함께 폭행까지 하는 장면이 공개가 됐습니다. 이건 음성은 없고 화면만 있어서 지금 저희가 들려드릴 수는 없는데요. 저는 보면서 이게 현실인가, 영화인가. 참 기막히고 충격적이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어제는요. 대한항공 청소 노동자들의 제보도 화제였습니다. 여객기의 객실을 닦는데 1급 발암물질이 들어간 청소 약품으로 그동안 객실 청소를 해 왔다. 장갑도 끼지 않고 무방비로 사용해 왔다. 이런 증언이 나온 겁니다. 이건 또 무슨 얘기인지 오늘 이 얘기 좀 들어보죠. 한국공항 비정규직 지부장이세요. 김태일 지부장 연결을 해 보죠.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 김태일>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대한항공의 청소 하청업체에서 근무를 하셨던 거죠?

◆ 김태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하셨어요?

◆ 김태일> 근무를 5년 동안 했습니다.

◇ 김현정> 5년 동안. 그러니까 기내 청소 이런 걸 다 하신 거예요.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기내 청소 노동자들이 1급 발암물질로 청소를 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입니까?

◆ 김태일> 저희가 발암물질 청소는 템프와 CH2200으로 식탁을 닦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청소용품 템프하고 CH2200이라는 걸로 비행기 좌석에서 우리가 내려가지고 먹는 그 식탁, 플라스틱. 그걸 닦아왔다고요?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템프, CH2200. 이런 게 얼마나 치명적인 건데요?

◆ 김태일> 지금 산업안전보건물질이라는 자료에 의하면 쿼츠(Quartz)라고 하는 건 1급 발암물질이고요. 그건 유럽에서도 쓰지 않고. 그런데 그게 저희가 쓰고 있는 템프라는 거에 함량이 50에서 60%입니다. 반절이 넘는다는 얘기죠.

◇ 김현정> 템프라는 약품에 쿼츠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그게 1급 발암물질로 유럽연합에서 정한 거예요.

◆ 김태일> 네, 안 쓰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아예 금지입니까?

◆ 김태일> 네. 저희는 그거를 썼던 거고. 그걸 100이라는 숫자로 따져보면 50-60%가 폐암을 일으키는 결정형 실리카 결정액 유리규산입니다. 연마 작업할 때 쓰는 거. 그걸로 식탁을 닦았다는 거죠.

◇ 김현정> 제가 조사해 보니까 이게 반복 유산과 불임의 원인으로 지목이 돼서 아예 유럽연합에서는 사용 금지된 것들이 들어 있는 약품으로 식판을 닦았다.

◆ 김태일> 네.

◇ 김현정> 그걸로 식탁 닦으면 잘 닦여요?

◆ 김태일> 연마제이기 때문에 저희가 치약 보면 연마제가 들어 있잖아요.

◇ 김현정> 뭔가 이렇게 아예 긁어내는 듯한.

◆ 김태일> 갈아내는 거죠.

◇ 김현정> 갈아내는. 그럼 볼펜 자국 이런 거 안 지워지는 것도 그걸로 하면 싹. 그런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거기에 음식 떨어지면 그냥 주워 먹고 손으로 쓱쓱 만지고 빵 뜯어먹고 이랬던 거예요?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청소 노동자들은 그거 그렇게 위험한 성분인 줄 아셨어요?

◆ 김태일> 아무도 몰랐습니다. 아무도. 대한항공만 알았겠죠.

◇ 김현정> 언제부터 썼습니까?

◆ 김태일> 이게 10년 넘었습니다, 쓰기 시작한 거는. 저 들어오기 전부터 썼다고 하니까요.

◇ 김현정> 그러면 여태 모르고 쓰다가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김태일> 게시판에 저희들이 회사의 게시물들을 붙이는데요. 겹겹이 막 쌓여 있는데 궁금해 하기 시작했어요. 이 회사가 도대체 뭘 속이고 있을까. 맨 뒷부분을 보니까 시정명령서라는 게 뒤에 딱 붙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지부장님이 발견하셨어요?

◆ 김태일> 네, 제가 발견했습니다.

◇ 김현정> 맨 밑에 있는 시정 명령서라는 걸 뜯어서 읽어보니까 뭐라고 써있던가요?

◆ 김태일> CH2200을 교육을 하고 위험하다는 문구를 쓰는 스프레이에다 모두 붙이게 해라. 그런 걸 안 했기 때문에 과태료가 나갔다는 시정 명령서예요.

◇ 김현정> 지금 쓰고 있는 그 약품 그거 위험하니까 위험하다는 거 표시해야 되는데 안 해서 과태료가 나간다. 시정해라, 이런 명령서?

◆ 김태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명령서는 와 있는데 시정은 안 된 상태였다?

◆ 김태일> 그래서 저희가 직원들한테 물어봤죠. 혹시 쓰고 있는 화학약품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뭐 있냐 그랬더니 아무도 그 약품이 뭐 하는 건지 그다음에 보호 장구를 차고 일하는 이런 걸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CH2200은 분무기에 담겨 분무형태로 뿌려졌다.
◇ 김현정> 아니, 보호 장구 안 차고 일하면 그러면 그냥 맨손으로 일하는 분들도 계셨다는 거예요?

◆ 김태일> 네, 맨손으로 해서 손 까지고 이래도 장갑도 못 끼게 일을 시킨 거죠.

◇ 김현정> 아니, 장갑을 못 끼게 하다니요?

◆ 김태일> 장갑을 끼고 일하면 미끄러지고 아까 얘기한 식탁 같은 게 잘 닦이지를 않아요. 그러니까 관리자들이 그걸 장갑을 못 끼게 하고 일을 시킨답니다.

◇ 김현정> 아니, 장갑도 이렇게 착 달라붙는 장갑 끼면 둔하지 않은데 그런 거 안 준 거예요?

◆ 김태일> 그건 지급도 안 해 줍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거 쓰다가 지금 뭐 뭔가 병을 얻으셨다던지 뭔가 증상이 나타난 분은 없습니까?

◆ 김태일> 저희가 지금 5명 정도가 암으로 퇴사를 했어요. 자기가 암 걸렸다. 산재처리도 안 되고. 그런데 그거야 무엇 때문에 그런지 저희도 원인을 모르죠. 다만 5명이 그렇게 1년 안에 퇴사를 암으로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던 겁니다. 혹시 이 물질이 아닐까 해서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조사를 해 달라, 비행기 유해물질을 조사해 달라고 노동청에 진정을 넣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 언제까지 5명이 암으로 퇴사하셨어요?

◆ 김태일> 제가 조사한 걸로는 1년 안에 5명이 유방암이라든지 이렇게 해서 5명이 퇴사한 걸로 직원들한테 확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지난 1년. 그러니까 우리 지부장님이 조사 권한이 없으니까 그 이상으로는 못 하셨겠지만 조사해 보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질병을 얻었었는지 알 수 없고 그 질병이 이것 때문인지 아닌지 인과관계도 지금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상황.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조사를 해 보니까요. 이 성분들은 유럽연합에서는 아예 사용 금지 물질입니다마는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느슨하게 적용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국제선 비행기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이걸 전혀 모르고 있고 심지어 그것 때문에 노동자들이 심각한 병에 걸렸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왔다는 건 이건 참 후진적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 문제 제기를 구체적으로 한 다음에 이 시정명령서 어떻게 된 거냐고 얘기를 한 후에는 회사의 태도가 변했나요?

◆ 김태일> 지금은 현재 그 물질을 전혀 못 쓰게 저희가 막고 있어서 안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물비누로 청소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해명을 했네요.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된 건가요?

◆ 김태일> 아니죠. 저희가 과거에 유해물질을 어떻게 써왔고 어디를 닦았고 그다음에 그 유해물질이 비행기 밀폐된 공간에 얼마가 있는지 알아야 저희 승무원과 작업자들과 승객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에 그거를 요구하는 겁니다. 그 물질이 어떻게 됐는지 조사를 해 달라.

◇ 김현정> 그동안 얼마 동안 쓰였고 얼마나 쓰였고 지금 잔류된 건 없는지 이런 상태에 대한 조사도 좀 있어야 되겠다 이 말씀. 그 발암물질로 하루에 몇 번씩 청소하신 거예요?

◆ 김태일> 하루 종일 한 겁니다. 아침부터 출근하면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그분들은 그걸 스프레이와 템프라는 걸 갖고 다닙니다, 가방에.

◇ 김현정> 그렇죠. 비행기가 계속 들어오고 나가고 하니까 계속 그 일만 하시는 거죠.

◆ 김태일> 하루 종일 하는 겁니다, 이게.

◇ 김현정> 노동자들도 걱정이고 승객들도 걱정이고. 그런데 기내 청소를 하시는 분이 비즈니스석 손님이 버리고 간 화장품 샘플을 가지고 나왔다가 해고당한 일이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얘기입니까?

◆ 김태일> 그분들은 비즈니스석 그다음에 이코노미석을 청소를 하시는 분인데 청소하다 보면 손님들이 버리고 간 그런 화장품 샘플이나 증정품들이 있어요. 그걸 가지고 나가다가 검색대에 걸린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왜 조그마한 화장품 비즈니스석에서는 나눠주잖아요, 핸드크림 이런 거. 그거 한 번 쓰고 버리고 간 걸 청소하시는 우리 아주머니가 그걸 버리고 간 거다 해서 아깝다 해서 가지고 나오셨군요.

◆ 김태일> 그렇죠, 그렇죠. 그러고 나가다가 걸린 거죠. 몇 개를 주워서 갖고 나가다가.

◇ 김현정> 걸리고 나서는 어떻게 되셨어요?

◆ 김태일> 검색대에서 확인을 하겠죠. 이게 어떤 제품인지. 면세품인지 아닌지를. 그래서 버리고 간 쓰레기로 판정이 돼서 관세청에서 '폐기처분 하니 앞으로 갖고 나가지 말아라.' 그렇게만 얘기를 했답니다. 그런데 그걸 회사에서는 해고를 시킨 거죠.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오히려 공항에서는 이건 절도는 아니라고 했는데.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회사에서는 해고를요?

◆ 김태일> 네.

◇ 김현정> 아니, 물론 아무리 손님이 버리고 간걸로 보이더라도 직원이 취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건 맞습니다.

◆ 김태일> 맞습니다.

◇ 김현정> 맞죠? 하지만 지금 대한항공 일가는 온갖 명품들을 편법으로 밀수해 온 정황이 막 드러나고 있어서 경찰이 수사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한 번 쓰고 버린 화장품 샘플 아깝다고 가지고 나왔다고 그걸로 해고를 했다?

◆ 김태일> 네.

◇ 김현정> 그 엄격함을 본인들한테 들이댔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 김태일>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 되는 게 맞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런 모습 보시면서 직원들은 참 여러 가지 수군수군하시겠어요.

◆ 김태일> 수군수군 하지만 대항할 길이 없어요. 반대로 대항하면 무조건 해고 처리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뭐 양파 껍질 까듯이 까도까도 계속 나오니까 이제는 놀라는 것도 지칠 지경인데 끝으로 국민들께 라든지 혹은 사주 일가에게 라든지 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 주십시오.

◆ 김태일> 유해물질이라든지 노동자들이 쓰고 있는 것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해 주고 조사를 철저히 해서 이제는 100대 기업인 몇몇, 몇천 사람들의 행복보다 우리 4500만의 노동자들이 행복한 나라,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그런 노동 현장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태일> 네.

◇ 김현정> 대한항공 기내 청소 일을 한 5년 동안 하신 분이세요. 지금은 한국공항 비정규직 지부의 지부장 하고 계시는 김태일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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