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장님' 갑질 유형은..'몽둥이형·화풀이형·모욕주기형'
“어이가 없네.”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기업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재벌은 일반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지만 폭행에서부터 협박, 성추문 등 각종 갑질 스캔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우리 회장님’의 갑질 유형을 살펴보자.
◆쇠파이프에 야구방망이 총동원한 ‘몽둥이형’
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쇠파이프와 야구 방망이를 이용해 직원들을 폭행한 ‘회장님’이 있다. 국내 굴지의 기업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최원철(당시 M&M 대표)씨다.
김 회장은 2007년 자신의 차남 김동원씨가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종업원들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되자 분노한 나머지 즉시 경호원과 조폭들을 대동하고서 보복에 나선다. 폭행에 관여한 사람들을 청계산으로 불러 쇠파이프로 폭행했다. 피해자들은 무려 9명에 달했지만 항소심은 ‘중상을 입은 사람이 없고 모두가 합의한 점’을 들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009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야구방망이 맷값 폭행사건도 충격적이다. 최씨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계약을 해지 당한 화물노동자 A씨가 고용승계와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자 그를 불러 직원들을 도열시킨 채 2000만원을 주는 대가로 A씨를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때렸다. A씨가 고통을 호소하며 용서를 빌기까지 하였지만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훈육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지만 1심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 흉기 등 폭행)을 적용,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결국 그도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회장님’ 화풀이 대상된 운전기사들
최근에 떠오르는 회장님들의 갑질 유형 중 운전기사에게 하는 과도한 매뉴얼과 폭행, 폭언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재벌가 사람들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모시지만 오랜시간 그들로부터 갑질을 당해왔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수시로 폭언과 욕설, 폭행을 해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일반인들에게 충격을 줬던 것은 이 부회장의 갑질과 함께 공개된 ‘회장님’ 수행기사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에는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 차량이 끼어들지 못하게 앞 차량과 간격 최소화, 물이 가득 담긴 컵에서 단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출발과 정지 등 요건들이 담겨져 있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하지만 재판 결과 이 부회장은 1500만원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
운전기사 갑질 논란의 주인공이 된 재벌가는 이 부회장 뿐만이 아니다. 정일선 현대 BNG스틸 사장은 2014년 10월 수행기사가 골프바지에 멜 허리띠를 찾지 못한다는 이유로 화장품 가방로 머리를 내리친 혐의로 약식기소됐고 벌금 300만원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정 사장도 당시 운전기사들에게 주당 최대 80시간 이상 근무, 과도한 매뉴얼 강요 등의 피해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9월 사회적 파문을 낳은 김만식 전 몽고식품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도 가장 을인 운전기사를 상대로 한 갑질이다.
◆‘비행기 돌려’, ‘물컵 던져’ 모욕주기형 갑질
족벌 경영으로 회사 내 경영권을 갖고 있는 재벌가들에게 회사는 또 다른 갑질의 장소다. 소속 직원이나 하청업체 직원들은 ‘회장님’이나 회장님의 자식들에게 별다른 저항 조차 할 수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쥐고 있는 신이나 다름없다.
요즘 사내 갑질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재벌은 단연 대한항공 일가다.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기내 견과류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폭언을 하고 비행기를 강제 회황시켰다. 그녀도 재판에 넘겨졌지만 결국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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