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양호 사과에도 쏟아지는 '갑질 폭로'..단톡방엔 직원 1000명

오원석.강나현 입력 2018.04.24. 00:58 수정 2018.04.24. 13:30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사과문을 통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모든 직급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직원들의 '갑질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대한항공 직원들의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 단체 채팅방에 한 여성이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를 밀치고 서류를 집어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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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부인 추정 갑질 영상도 나와
"회사 비판글에 댓글 조작 지시" 폭로
직원들 촛불집회 등 단체행동 계획
한진그룹, 목영준 준법위원장 선임
관세청 조사관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전산센터에서 압수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와 관세포탈 관련 자료들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사과문을 통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모든 직급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직원들의 ‘갑질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23일 대한항공 직원들의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 단체 채팅방에 한 여성이 공사 현장에서 관계자를 밀치고 서류를 집어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와 당시 공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은 2014년 5월 인천 하얏트호텔 조경공사 현장에서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안전모를 쓰지 않은 한 여성이 직원들에게 손가락질하고 등을 세게 밀치는가 하면 바닥에 있는 공사 자재를 발로 걷어차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은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사에 비판적인 글들에 대한 ‘댓글 조작’이 있었다는 제보도 나왔다. 대한항공 직원 최모씨는 “지난 2015년 한 회의에 참석했는데 사내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비판적인 글에 글쓴이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당시 최씨는 “회의 이후 중간관리자에게 구두나 e메일 등으로 ‘댓글 조작’이 지시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 전무가 회사 명의와 비용으로 고급 외제 승용차를 리스해 다른 임원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 전무는 지난 1월부터 리스 차량으로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모델S’(국내 판매가 1억1000만원대)를 이용 중이다. 그 전까지는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마세라티의 ‘기블리’(기본형 1억1000만원대)를 이용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무급 임원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제네시스 G80(4000만∼7000만원대)이 제공된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조 전무는 대한항공에서는 전무지만 그룹사 차원에서는 다른 기업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어 대표이사 기준인 배기량 4L 이하에서 차량을 이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명희 이사장 추정 여성(붉은 원 안)이 공사 관계자를 폭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갑질 제보방 영상 캡처]
이와 같은 제보를 담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지난 18일에 개설돼 23일 현재 참여 한계 인원인 1000명에 도달했다. 대한항공 직원 2만명 중 5%가 단톡방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직원들은 총수 일가 사퇴와 관련한 ‘촛불집회’까지 계획 중이다.

조 전무의 폭행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이사장이 운전기사와 가정부 등을 상대로 폭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맡았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3년 자택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에게 욕을 했다는 주장과 함께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관세청도 이날 조 전무의 업무공간인 서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과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 김포공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사내 준법위원회 위원장에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을 위촉했다. 조 회장이 지난 22일 사과문을 통해 내부 감시 기능 강화 차원에서 준법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힌 데 따라서다. 준법위원회는 그룹의 각종 위법사항을 사전에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한진그룹은 준법위원회의 구성 인원과 범위, 활동 등 추가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오원석·강나현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