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마을에 어찌 이런 일이" 농약 고등어탕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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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호미곶면 한 마을 공동작업장은 비바람이 세게 부는 가운데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뒤부터 마을은 서로 만나도 별다른 얘기를 주고받지 않는 스산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마을회관 인근을 지나던 한 70대 할머니는 "여기 오래 살았는데 그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친 뒤 발걸음을 재촉했다.
최근까지 마을 부녀회장이던 A(68)씨가 끔찍한 일을 벌인 건 지난 21일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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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23일 오후 경북 포항시 호미곶면 한 마을 공동작업장은 비바람이 세게 부는 가운데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궂은 날씨 탓에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작은 집이 다닥다닥 붙은 전형적인 어촌 마을은 평화로워 보였다.
지난밤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나가고 나이 든 주민 70여명이 남아 오순도순 정겹게 살아왔다고 한다.
외지에서 들어와 펜션이나 식당 등을 운영하는 경우를 빼고는 수십 년을 거의 매일 얼굴 보며 살아온 주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뒤부터 마을은 서로 만나도 별다른 얘기를 주고받지 않는 스산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사랑방 구실을 하던 마을회관도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여성 어르신이 모이는 방은 누군가 쇠사슬로 꼭꼭 문을 잠가 놓아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마을회관 인근을 지나던 한 70대 할머니는 "여기 오래 살았는데 그런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손사래를 친 뒤 발걸음을 재촉했다.
잡화점에서 만난 한 주민은 "부녀회장 하시고 참 좋은 분인데 그런 일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씁쓸해했다.
최근까지 마을 부녀회장이던 A(68)씨가 끔찍한 일을 벌인 건 지난 21일 새벽이다.
마을에서 매년 여는 수산물축제가 개막하는 날이다. 전날밤 부녀회원들은 주민들이 함께 먹을 고등어탕을 미리 끓여 놓았다.
A씨는 개막일 오전 4시쯤 공동작업장에 몰래 혼자 들어가 음식에 살충제를 집어넣었다.
작업장에 혼자 들어가는 장면은 인근에 주차된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부녀회원들이 평소 자신을 무시해 화가 나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다행히 고등어탕을 맛보던 주민이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더는 피해가 없었다.
그러나 적잖은 주민들은 사건 발생 3일이 지나도록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뻔 했다는 생각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70대 남자 주민은 "부녀회와 관련된 일이라 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며 "고향 마을에서 이런 흉흉한 일이 생겨서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포항 남부경찰서는 23일 범행 일체를 자백한 전 부녀회장 A씨를 구속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가 범행에 이용하기 위해 농약을 담았던 드링크병도 증거물로 확보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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