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드러나는 드루킹-김경수 대화방 ..관계 의문 증폭
김 의원 보좌관이 받은 500만원, 의혹 푸는 열쇠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모(48·구속)씨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 사이에 메신저 대화가 오간 사례가 계속 확인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실제로 어떠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경찰 수사로 확인된 사실을 종합하면, 드루킹과 김 의원 간 1대 1 메신저 대화방은 최소 4개로 추정된다.
드루킹이 지난 3월 구속되기 전까지 텔레그램 메신저로 김 의원에게 3천100여개 인터넷 기사 주소(URL)가 담긴 메시지 115개를 보낸 비밀 대화방이 그중 하나다. 이 대화방의 메시지는 김 의원이 전혀 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드루킹은 그에 앞서 2016년 11월부터 김 의원에게 비밀이 아닌 일반 대화방으로도 메시지를 발송했다. 김 의원은 이 대화방에서 드루킹에게 기사 URL 10건과 "홍보해주세요" 등 내용이 담긴 메시지 14건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작년 1월부터 3월까지 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높은 시그널 메신저로도 대화를 주고받았다. 경찰은 드루킹이 39차례, 김 의원이 16차례로 양측이 모두 55차례 시그널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23일 경찰이 추가로 밝힌 바에 따르면 드루킹은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김 의원에게 추천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구속되기 전인 지난달 15일 김 의원에게 시그널로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드루킹은 협박 메시지에서 자신들이 김 의원실 소속 한모 보좌관과 500만원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시그널 대화방을 통해 "황당하다.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드루킹에게 보낸 뒤 "(한 보좌관으로부터) 사표를 받았다"고 답했다.
드루킹의 협박과 관련한 메시지가 오간 대화방은 두 사람이 55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은 시그널 대화방과는 별개다.
경찰이 휴대전화 등 증거 분석을 계속하는 상황이긴 하나, 지금까지 확인된 두 사람의 대화 양상을 볼 때 김 의원과 드루킹이 단순한 정치인-지지자 관계는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드루킹이 인사추천 무산에 불만을 품고 김 의원에게 협박성 발언을 계속하자 김 의원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드루킹이 추천한 인물을 민정비서관이 직접 만나기까지 한 것도 통상적인 일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일단 한 보좌관이 받은 500만원의 실체가 경찰 수사에서 어떻게 확인되는지에 따라 양측의 관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돈을 '빌려줬다'고 밝힌 경공모 회원 김모(49, 필명 '성원')씨는 "개인적 채권채무 관계"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이같은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인사청탁 대가 등 여러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반면 드루킹이 특정한 이권을 노려 정치인에게 접근했고, 김 의원은 드루킹이 친 '덫'에 걸려들었을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상황이다.
성원이 한 보좌관에게 500만원을 건넨 사실을 드루킹이 알고 있었다는 점 자체가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는 정황 중 하나다. 드루킹이 경공모 우두머리였다 해도 회원의 개인적 금전관계까지 보고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설령 인사청탁을 굳이 전제하더라도 오사카 총영사쯤 되는 요직을 청탁하는 데 고작 500만원이 든다는 점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라면 500만원은 차용증 없이도 빌려줄 수 있는 금액이다.
이런 정황을 볼 때 드루킹이 애초 특정한 목적을 띠고 김 의원에게 접근한 뒤 추후 일이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보험용' 협박거리를 만들 의도로 측근을 통해 한 보좌관과 금전거래를 했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금전거래 성격을 정확히 밝히고자 조만간 한 보좌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하고 소환 시기를 검토 중이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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