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갑질 미투'?..복지부 과장 "정부가 우습냐" 의료계 발끈

민정혜 기자,한재준 기자 2018. 4. 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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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을 관할하는 보건복지부 A과장이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병원장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정부가 우습냐"며 폭언을 해 대기발령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원장은 '무릎 사과' 이후 복지부 기조실장 등 국실장을 만나며 A과장과 있었던 일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지부 역시 A과장의 징계를 원하는 정권 실세의 은근한 압력에 가만히 있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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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폭언 갑질 논란..과장 징계로 이어져
정기현 NMC 원장 '무릎 사과'로 사건 커져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한재준 기자 = 공공의료기관을 관할하는 보건복지부 A과장이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 등 병원장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정부가 우습냐"며 폭언을 해 대기발령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에선 이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는 등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립중앙의료원(NMC)은 국내 대표적인 의료기관과 오래 전부터 약속된 저녁 모임을 가졌다. 해당 자리에는 NMC 원장, 부원장, 기조실장이, 의료기관은 원장과 여러 소속 교수가 참석했다.

마침 이날은 복지부 공공의료 담당 국장이 최근 NMC에서 일어난 간호사 사망사건에 대한 경위를 듣기 위해 NMC를 찾은 날이다. 정 원장은 자연스럽게 국장을 저녁 자리에 초대했고, 국장이 A과장을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모임 초반 분위기는 흥겨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아올랐던 분위기가 냉랭해진 것은 참석자 중 한명이 A과장에게 "좀 조용히 해라"라고 말한 후다. A과장은 "정부가 우습냐"라고 말하며 맞대응했다. 이후 "야, 너" 소리가 이어지며 고성이 오갔고 곧 모임이 끝났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자신의 SNS에 "'술자리에서 여러 병원장들을 앞에 두고 대놓고 시골병원 출신, 지방대 출신, 의사 나부랭이 XX들… 등등 막말을 한 것이 보고되어…'라는 메시지가 돌고 있다"고 올리기도 했다.

술자리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은 일은 이튿날 정 원장이 복지부를 방문하면서 커졌다. A과장은 최근 NMC에서 일어난 간호사 사망사건을 보고하지 않은 의료원 담당자를 거칠게 질책했고, 정 원장은 지난 19일 복지부를 찾아 공개된 사무실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정 원장의 '무릎 사과'에 A과장은 적잖게 당황했다는 전언이다.

정 원장은 '무릎 사과' 이후 복지부 기조실장 등 국실장을 만나며 A과장과 있었던 일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지부 내부에 지난 18일 저녁 A과장의 폭언 사건이 상세히 알려지며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다.

정 원장이 A과장의 대기발령을 유도했다는 정황도 있다. 무릎을 꿇고 사과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과잉 행동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여겨지는 실세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고, 문 대통령 지지 모임인 '더불어 포럼' 창립에도 참여했다.

복지부 역시 A과장의 징계를 원하는 정권 실세의 은근한 압력에 가만히 있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산하기관에 대한 A과장의 폭언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인사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복지부는 A과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A과장은 대기발령 이후 정부세종청사 복지부 사무실에는 출근하지 않고 있다. A과장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정 원장 역시 연락을 받지 않는 상태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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