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도 '의원 임대'.."'술탄 에르도안' 저지하려 야권 연대"

입력 2018. 4. 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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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결정으로 두 달 후 조기 선거를 치르게 된 터키에서 야권 연대를 성사시키고자 의원을 다른 정당에 '임대'하는 일이 벌어졌다.

터키 선거법령에 따르면 선거일로부터 6개월 이전에 창당 절차를 마치고 전당대회를 개최한 정당만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좋은당이 창당한 지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을 조기 선거일로 고르는 묘수를 발휘, 좋은당의 선거 참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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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CHP 소속 의원 15명, '좋은당' 입당.."야권 연대 무산시키려는 꼼수에 대응"
야당 기자회견 후 터키 선관위 "좋은당 선거 참여 가능" 결정
"'술탄 에르도안' 막아라"…터키 반(反)에르도안 야권 연대 [AP=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결정으로 두 달 후 조기 선거를 치르게 된 터키에서 야권 연대를 성사시키고자 의원을 다른 정당에 '임대'하는 일이 벌어졌다.

터키 야당은 야권 선거 참여를 막으려는 여당 꼼수에 대응하는 불가피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의원 15명이 22일(현지시간) 탈당계를 내고 야당 '좋은당'(IYI)에 전격 입당했다.

CHP 대변인 뷜렌트 테즈잔 의원은 이날 앙카라에 있는 터키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의 지시에 따라,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는 사태를 막고자 동료의원 15명이 좋은당에 입당했다"고 발표했다.

CHP는 터키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어쩔 수 없이 의원 임대 편법을 썼다고 해명했다.

테즈잔 대변인은 "민주주의의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조처"라면서 "그들은 역사에 영웅으로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술탄 등극' 임박…두 달 후 '대통령제' 첫 대선 [EPA=연합뉴스]

터키 선거법령에 따르면 선거일로부터 6개월 이전에 창당 절차를 마치고 전당대회를 개최한 정당만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우파 성향이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대통령중심제에 반대하는 야당 좋은당은 CHP의 취약한 보수층 득표력을 보완하는 선거 연대 상대로 꼽힌다.

이번 조기 대선·총선은 선거구도와 여당의 압도적 물량공세로 볼 때 에르도안 대통령과 소속 '정의개발당'(AKP)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다.

CHP와 좋은당의 선거 연대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저지할 가능성을 가진 유일한 카드로 꼽힌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좋은당이 창당한 지 6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을 조기 선거일로 고르는 묘수를 발휘, 좋은당의 선거 참여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터키 제1야당 "민주주의 장애물 제거하고자 의원 '임대'" [AP=연합뉴스]

CHP는 이날 소속 의원 15명을 좋은당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좋은당 의원 수는 20명으로 늘었다.

20명 이상 의원을 보유한 정당은 선거에 나갈 수 있고, 정당보조금도 받을 수 있게 한 조항에 기댄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CHP는 최고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좋은당의 선거 참가 자격에 관한 유권 해석을 미루며 편파적인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하고, 빨리 결론을 내라고 촉구했다. CHP의 기자회견 후 몇 시간만에 최고선거위원회는 좋은당이 이번 조기 대선·총선에 참가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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