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린·오장환·문익환..탄생 100주년 문인들 돌아본다

입력 2018. 4. 23. 15:51 수정 2018. 4. 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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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작가회의, 5월 3∼4일 심포지엄·문학의밤
왼쪽부터 김경린, 오장환, 문익환 [대산문화재단, 오장환문학관, 사단법인 통일맞이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학인 9명을 조명하는 문학제가 열린다. 김경린, 문익환, 박남수, 심연수, 오장환, 황금찬 등 시인 6명과 박연희, 조흔파, 한무숙 등 소설가 3명이 그 주인공이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분단과 충돌, 새로운 윤리와 언어'를 주제로 이들을 돌아보는 '2018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주요 행사인 학술 심포지엄은 다음 달 3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작품 낭송·낭독과 음악공연이 있는 '문학의 밤'은 4일 오후 7시 30분 마포중앙도서관 6층 세미나홀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1918년 태어난 작가들이 우리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성격이 특별하다고 설명한다. 이들이 스무 살이 되던 1938년 일제 치하의 조선어 폐지로 친일문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청년들이 절망의 늪에 빠진다. 또 해방을 맞은 뒤에도 남북이 분단되고 한국전쟁이 터지는 등 혼돈과 격동의 시대를 겪으며 어렵게 문학의 길을 찾아나갔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박수연 충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근대문학 3세대라 할수 있는 1918년생들은 친일의 길로 들어선 1세대, 임화처럼 프롤레타리아 문학에서 민족문학으로 전향한 2세대와 달리 새로운 윤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실에 대응하기가 어려우니 문학적으로 완성을 기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대표적으로 김경린, 박남수 등은 문학적 기교의 완성을 추구했고, 해방공간에서 모더니즘 문학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린(∼2006) 시인은 사물을 선명한 회화적 이미지로 형상화하는 '이미지즘' 기교 완성을 추구해 김기림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록파로 대표되는 전통 서정에 반발해 박인환, 김규동, 조향 등과 동인을 결성, 암울한 시대 상황과 현대 문명 비판을 차가운 도시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이번 문학제의 한 행사로 '김경린 詩의 재조명' 학술행사가 오는 6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목사로 더 많이 알려진 문익환(∼1994)은 만주에서 어린 시절 윤동주 시인과 문학의 꿈을 나눈 시인이기도 하다. 시집 '새삼스런 하루', '꿈을 비는 마음', '옥중일기' 등 7권의 시집과 많은 산문집을 냈다. 그러나 사회운동가로 워낙 큰 역할을 해 다른 단체들에서 100주년 행사를 따로 준비하고 있기에 이번 문학제에서는 총론에서 언급하는 정도로 그치고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오장환(∼사망시기 미상) 시인은 충북 출생으로 '시인부락', '자오선' 동인으로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시단의 3재(三才)로 불렸으나, 해방 후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해 활동하다 1948년 월북했다. 월북 이력 때문에 우리 문학사에서 한동안 다뤄지지 못하다 1990년대부터 재조명 작업과 문학상 제정 등 기념행사가 이뤄졌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 시인이 오장환 시인 조명과 작품 발굴에 앞장서왔다. 오는 9월 출간 예정인 '오장환 전집'에는 도 장관이 발굴한 동시 40여편이 새롭게 수록된다. '오장환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도 오는 6월 20∼21일 대전에서 열린다.

왼쪽부터 박남수, 심연수, 황금찬 [대산문화재단 제공]

박남수(∼1994) 시인은 정지용 추천으로 1939년 '문장'지로 활동을 시작했다. 언어와 형태미에 관심을 기울여 언어 표현의 암시성을 중시했으며, 새를 활용해 선명한 이미지와 순수성을 지향해 '새의 시인'으로도 불린다.

심연수(∼1945) 시인은 강원 출생이지만 만주에 정착해 활동하다가 서른 살도 채 되지 않아 의문의 피살을 당했다. 작품 원고를 동생이 땅속에 파묻었다가 후에 공개했는데, 윤동주에 버금가는 시인으로 문학계에서 평가된다.

지난해 타계한 황금찬(∼2017) 시인은 오랜 세월 작품 활동에서 현실 세계뿐 아니라 종교적 주제까지 다루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을 지낸 한무숙(∼1993)은 우리 근대사의 큰 흐름을 다룬 '역사는 흐른다'를 비롯해 인간의 내면의식, 억압받아온 여성의 목소리를 녹인 소설들을 발표했다.

조흔파(∼1981)는 '얄개전' 등 유머소설·명랑소설 장르 정착에 기여한 작가로, 박연희(∼2008)는 사회 부조리 고발, 동북아 근현대사를 아우른 소설 세계로 주목받는다.

왼쪽부터 한무숙, 조흔파, 박연희 [대산문화재단 제공]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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