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유베 원정 징크스 깬' 나폴리, 우승 경쟁 재가동

김현민 2018. 4. 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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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유벤투스 원정에서 1-0 승리하며 승점 1점 차로 추격. 나폴리, 2009년 이후 9년 만에 유벤투스 원정 승이자 1988년 3-2 승리 이후 30년 만에 2번째 원정 승. 유벤투스, 2011/12 시즌 새 홈구장 개장 후 처음으로 세리에A 유효 슈팅 0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나폴리가 경기 종료 직전에 터져나온 수비수 칼리드 쿨리발리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며 유벤투스 원정 징크스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이 경기 승리로 1위 유벤투스와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히며 시즌 막판 우승 도전에 나섰다.

나폴리가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17/18 시즌 세리에A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가 있기 전 나폴리는 유벤투스에 승점 4점 차로 뒤진 세리에A 2위를 달리고 있었다. 역전 우승을 위해선 승리가 절실했다. 그러하기에 나폴리는 유벤투스 원정에 파우지 굴람 같은 부상자를 제외한 최정예로 나섰다.


반면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1위 경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되는 유벤투스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마리오 만주키치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 블레이즈 마투이디를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역시 슈테판 라히슈타이너가 아닌 베네딕트 회베데스(원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가 선발 출전했다. 다분히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둔 선발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경기 시작 11분 만에 핵심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나폴리 측면 공격수 로렌초 인시녜의 슈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결국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리히슈타이너를 교체 투입시키며 회베데스를 중앙 수비수로 이동시켜야 했다. 이른 시간에 수비의 중추를 잃으면서 교체 카드 한 장을 소진시켜야 했던 유벤투스였다.


경기는 일방적으로 나폴리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이 경기에서 나폴리는 슈팅 숫자에서 12대4로 유벤투스보다 3배 더 많았고, 점유율 역시 6대4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무엇보다도 나폴리가 4회의 유효 슈팅을 기록한 데 반해 유벤투스는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없었다.

유벤투스가 세리에A 홈경기에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건 유벤투스 스타디움(현 명칭은 스폰서명을 딴 알리안츠 스타디움)이 개장한 2011/12 시즌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유벤투스 입장에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경기 내용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유벤투스에게 득점 기회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16분경 유벤투스 플레이메이커 미랄렘 피야니치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나폴리 측면 공격수 호세 카예혼 머리를 스치고선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진 코너킥 공격 찬스에선 유벤투스 간판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의 환상적인 시저스 킥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이후 유벤투스의 공격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골을 넣으려는 의지조차 없어보였다. 이에 알레그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에이스 파울로 디발라를 빼고 후안 콰드라도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26분경 더글라스 코스타 대신 만주키치를 투입하며 공격 쪽에 변화를 모색했으나 여전히 공격에 있어 이렇다할 활로를 찾지 못한 유벤투스였다.

반면 나폴리는 차근차근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좌우 날개 인시녜와 호세 카예혼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나폴리의 심장 마렉 함식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했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단단한 수비벽을 뚫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메흐디 베나티아와 회베데스의 수비는 물샐 틈이 없었고, 그 뒤에는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부폰은 72분경 카예혼의 강력한 논스톱 발리 슈팅(비록 오프사이드 판정이 불리긴 했으나 )을 선방했고, 83분경엔 피오트르 지엘린스키(66분경 함식 대신 교체 출전)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도 막아냈다.

88분경엔 인시녜가 올린 크로스가 슈팅 형태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으나 부폰은 이를 쳐내면서 다시 한 번 위기에서 유벤투스를 구해냈다. 이대로 경기는 0-0 무승부로 막을 내리는 듯싶었으나 바로 이어진 나폴리의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수비수 쿨리발리가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천금같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나폴리는 패스를 돌리면서 시간 끌기에 돌입했고, 결국 무엇보다도 값진 원정 승리를 거두었다.

유벤투스 원정은 그 동안 나폴리에게 있어 난공불락의 장소와도 같았다. 2009년 10월 31일, 유벤투스 원정에서 3-2 대역전승(2-0으로 지고 있다가 함식의 멀티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후 단 한 번도 승리가 없었다. 이 말은 곧 2011년에 개장한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선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는 소리다.

게다가 나폴리는 1988년 11월 20일, 전설적인 공격수 카레카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5-3 승리를 거둔 이후 30년 가까이 유벤투스 원정에서 1승 4무 19패의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심지어 이 경기 이전까지 유벤투스 원정 7연패를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폴리는 세리에A 우승 경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에 마침내 지긋지긋했던 유벤투스 원정 징크스를 깨는 데 성공했다. 이제 1위 유벤투스와의 승점 차는 단 1점. 막판 뒤집기가 가능해졌다.

오랜 기간 세리에A는 유벤투스의 천하였다. 분데스리가가 바이에른 뮌헨 독주 리그라는 세간의 평가를 듣고 있는데, 그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6연패를 기록하는 동안 유벤투스는 이미 지난 시즌 세리에A 6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시즌 역시 유벤투스는 27라운드를 기점으로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7연패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중에 열린 강등권 팀 크로토네 원정에서 1-1 무승부에 그치며 제동이 걸린 유벤투스는 우승에 있어 분수령과도 같았던 나폴리와의 홈경기에 0-1로 패하면서 7연패 도전에 비상이 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폴리전에 부상을 당한 키엘리니가 잔여 시즌 결장이 불가피하다는 보도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유벤투스는 인테르와 볼로냐, 로마, 그리고 헬라스 베로나로 이어지는 4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심지어 최대 고비처라고 할 수 있는 인테르와 로마 경기가 원정으로 잡혀있다. 반면 나폴리는 피오렌티나와 토리노, 삼프도리아, 크로토네로 이어지는 유벤투스와 비교했을 때 다소 수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제 세리에A는 시즌 마지막까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 2017/18 시즌 세리에A 순위(34R 기준)

1위 유벤투스, 27승 4무 3패 승점 85점
2위 나폴리, 26승 6무 2패 승점 84점
3위 로마, 20승 7무 7패 승점 67점(맞대결 전적 우위)
4위 라치오, 20승 7무 7패 승점 67점(맞대결 전적 열세)
5위 인테르, 18승 12무 4패 승점 66점


# 유벤투스 세리에A 잔여 일정

2018년 4월 28일 vs 인테르(원정)
2018년 5월 05일 vs 볼로냐(홈)
2018년 5월 13일 vs 로마(원정)
2018년 5월 20일 vs 크로토네(홈)


# 나폴리 세리에A 잔여 일정

2018년 4월 29일 vs 피오렌티나(원정)
2018년 5월 06일 vs 토리노(홈)
2018년 5월 13일 vs 삼프도리아(원정)
2018년 5월 20일 vs 크로토네(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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