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빈 자리가 조금씩 커져가는 울산
“글쎄요. 일단 정신은 건강한데요. 하하.”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이종호(26)에 대해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울산 공격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종호의 빈 자리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8 K리그1 8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몸이 된다고 하면 최대한 빨리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은 그 정도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호는 현재 재활에 한창이다. 지난해 당한 부상 때문이다. 이종호는 지난해 11월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 2차전에서 왼쪽 정강이뼈(비골) 골절과 인대를 크게 다쳤다. 울산이 고전 끝에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종호는 병원으로 실려간 탓에 그 자리에 없었다.
수술까지 받고 회복에 집중한 이종호는 2주 전 팀에 합류해 훈련에 들어갔다. 다만 정상적인 훈련은 아니고 재활 훈련이다. 울산은 이종호의 복귀 시기를 무리하게 당기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도 “무리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종호의 복귀 시점은 오는 5~6월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이종호는 지난해 리그 34경기에 나서 8골·3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팀이 지고 있거나 팽팽한 상황에서 골을 터뜨리며 지난해 울산의 고민거리였던 득점력에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울산이 이번 시즌 개막 후 4연패를 당하면서 1골을 넣는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릴 때 울산 팬들이 가장 먼저 생각났던 것도 바로 이종호였다.
울산 입장에서는 앞으로 이종호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이게 생겼다. 팀의 주포 주니오마저 불의의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주니오는 경남전에서 후반 19분 갑자기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한 뒤 결국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떠났다. 김 감독은 “왼쪽 무릎 쪽이다. 좀 더 확인해봐야 안다”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전 이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울산의 공격을 이끈 주니오였기에 타격이 크다. 울산은 이날 경남과 득점없이 0-0으로 비겨 3연승 상승세가 주춤했다.
울산에는 여전히 토요다, 황일수 같은 좋은 공격 자원들이 있다. 하지만 주중 경기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 울산 입장에서 로테이션은 필수다. 이들에게 모든 짐을 짊어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종호의 ‘호랑이 세리머니’가 더욱 그리운 울산이다.
<창원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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