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초대석 ①] 홍준석 대한LPG협회장 "미세먼지 폭탄시대..LPG차량이 대안"

박병희 2018. 4. 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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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LPG 공급과잉…규제완화 확대해야
유럽처럼 LPG 자동차 보조금 등 적극 지원 필요
내년 제주-인천 LPG 연료 카페리 선박 운항 목표

[대담= 이학인 산업부장, 정리=박병희 기자] 홍준석 대한LPG협회 협회장은 환경 전문가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30년 넘게 환경부에서 일했고 2010년 환경부 기획조정실 실장까지 올랐다. 대한LPG협회 협회장을 맡은 것은 2012년 10월부터다.

최근 한국에서는 미세먼지가 중요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홍 협회장은 LPG 차량 이용을 늘리는 것이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민 연료인 LPG가 사용이 줄면서 잊혀져가고 있지만 LPG는 경제적일 뿐 아니라 친환경적인 연료라며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LPG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최근 LPG 업계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LPG 차량 확대 문제로 보인다.
▲ LPG의 주된 수요처가 난방·취사용과 수송용 시장인데 천연가스 때문에 난방·취사용으로 사용되는 LPG 수요는 계속 줄고 있다. 다시 수요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 LPG 업계에서 수송용 연료 시장을 중요시하고 있다. 240만대까지 늘었던 LPG 차량이 210만대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었다. 그것을 회복하려 노력 중이다. 잃어버린 30만대를 찾아오는 것이 당면 과제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도 성숙된 단계의 시장이고 자동차 대수가 확 늘어나지도 않는 상황이다 보니 LPG 자동차 수요 회복도 쉽지 않은 과제다.

- 다른 연료들과 다른 LPG가 지닌 장점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나?
▲ 가장 앞세우는 것이 친환경 연료라는 점이다. 여러 화석연료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자부한다. 가스 연료 자체가 연소를 하면서 오염 물질 배출이 거의 없다. 또한 경제적이고 다루기가 쉽다. 다루기가 쉽다는 것은 충전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뜻이다.

홍준석 대한LPG협회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한LPG협회 회의실에서 친환경 연료로써 LPG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홍 회장은 LPG는 경제적일 뿐 아니라 화석연료 중 가장 친환경적이라며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LPG 연료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LPG 이용이 계속 줄고 있는데 친환경 연료로써 가치를 재발견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 요즘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에 가장 효과적, 경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LPG 연료를 쓰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이 자동차다. 특히 노후 경유차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미세먼지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친환경 연료로 바꿔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수소차, 전기차를 얘기한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는 보조금으로 대당 2000만원, 수소차에는 대당 5000만원~6000만원을 줘야 한다. 경유차는 규제가 강화되니까 매연 저감 장치를 달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같은 차종을 비교할 경우 LPG 차량이 경유차보다 300만~500만원 가량 더 싸다. LPG는 보조금 필요없다. 가격도 싸고 친환경적인데 LPG 차량이 시장에서 대접을 못 받는다. 규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산되는 LPG 차량이 많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된다. LPG 자동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 최근에는 정부도 정책적으로도 LPG 차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다목적 승용차(RV)의 LPG 연료 사용을 허용하고, 5년 이상 된 중고차도 일반인이 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등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규제 완화와 같은 소극적인 방법에서 더 나아가 유럽에서처럼 보조금 지원과 같은 좀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LPG 사용 제한 규제가 사실 지금은 거추장스러운 규제가 됐다. 이 규제가 왜 생겼냐 하면 LPG 수급 문제 때문이었다. 1980~1990년대에는 LPG 수입을 할 수 없었고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정제하면 부산물로 LPG가 나오는데 그 양이 많지 않았다. LPG 사용 확대를 하려고 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니까 LPG 사용 제한을 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시장이 개방돼 아무런 제한 없이 LPG를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예전의 규제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나마 LPG 차량 사용제한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니까 산업부도 LPG 사용 제한을 풀기 시작했다.

- 과거에 공급 부족 우려 때문에 LPG 사용 제한 규제가 생겼다고 했는데 그럼 지금은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인가?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 인상에 대한 염려도 커질 수 밖에 없다.
▲ 현재 공급에 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세계 시장에서 LPG가 남아돈다. LPG는 천연가스 캘 때도 나오고 유정에서도 나오고 정유 공장에서도 생산된다. 또 미국 셰일가스가 새롭게 개발이 됐기 때문에 LPG 공급이 부족하거나 LPG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은 없다. 미국에서는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LPG를 사달라고 요청할 정도이고, 셰일가스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중동에서도 LPG 좀 사달라고 할 정도다. 적어도 2030년까지는 공급 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량에 비해 수요처는 개발이 많이 안 돼 있다.

- LPG가 친환경 연료라는 점을 계속 강조했는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LPG가 경유나 휘발유보다 더 많다는 지적도 있다.
▲ LPG 업계에서 가장 억울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많이 한다고 하는데 경유하고 차이라는게 5~10% 정도다. 반면 미세먼지 주범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의 경우 경유차가 LPG보다 93배 더 많이 배출한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예전의 초창기 LPG 차량과 지금의 경유차를 비교한 것이다. 과거 LPG 차량과 비교를 하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LPG 차량도 기술 개발이 많이 이뤄져 출력과 연비 면에서 경유차와 거의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환경부가 2015년 발표한 배출가스 등급 조사에서도 LPG가 평균 등급 1.86, 휘발유 2.51, 경유 2.77을 기록해 LPG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블랙카본의 경우, 노후 경유차에서 상당량 배출되는 반면 LPG 차량은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홍준석 대한LPG협회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한LPG협회 회의실에서 친환경 연료로써 LPG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홍 회장은 LPG는 경제적일 뿐 아니라 화석연료 중 가장 친환경적이라며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LPG 연료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선박 시장에서도 최근 친환경 연료 선박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LNG와 LPG가 부각되고 있다. 향후 시장성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 선박 교체 속도가 아직은 빠르지 않다. 선박을 보통 30~50년씩 사용하기 때문에 대체수요라는게 얼마나 될지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규제가 굉장히 엄격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선박 교체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IMO가 2020년부터 아황산 가스 규제를 시작하는데 사실 이것이 육상 쪽에서는 이미 30년 전에 시작한 것으로 아주 기초적인 규제다. 결국 향후 규제가 굉장히 세질 수 밖에 없다. 선박도 바꿀 수 밖에 없다. 특히 연안선박을 위주로 해서 교체 수요가 늘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LPG 추진선은 기존 엔진하고 달라서 가스 터빈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 자체가 굉장히 조용하다. 선박의 속도도 빠르다. 기존 선박이 제주에서 인천까지 가는데 8~9시간이 걸렸다면 LPG 선박은 6~7시간이면 갈 수 있다. 해경선이나 어업 지도선 등 빠른 속도가 요구되는 선박에는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다. 연료비도 20~30%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협회 차원에서 기술적인 지원이나 도움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있나?
▲ 협회, 선박 엔진 제조업체, 운항회사, 선박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LPG 연료 추진 선박을 개발 중이다. 내년 카페리선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운항 노선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제주-인천 노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반기 중 운항 노선을 확정해 선박 건조를 시작할 예정이다. 선박 건조에 1년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니 내년 4분기에는 국내 최초로 LPG 선박을 운항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 LPG 선박이 상업 운전을 시작하면 중소 연안 어선을 중심으로 선박 교체 수요가 빠르게 늘지 않을까 기대한다.
소형트럭 부문에서도 친환경차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LPG 직접분사(LPDi) 엔진 트럭 개발을 하고 있다. LPG 직접분사 엔진 1t 트럭 개발은 환경부 산하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사업단이 2016년부터 연구과제로 진행 중이며 내년 4월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LPG 직접분사 트럭은 기존 디젤트럭(2.5ℓ급 디젤엔진)과 동일한 수준의 출력과 토크를 보유하면서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소형트럭 시장에서 친환경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환경부 원로로서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환경부도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좋은 얘기를 못 듣고 있다. 중장기 대책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단기 대책이 필요하다. 단기 대책이 결국 지도단속이다. 공장 현장 단속이나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노후차 정밀검사 같은 것을 좀 착실히 할 필요가 있다. 사실 환경오염 문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다. 하지만 국민들은 나는 피해자일 뿐 자신이 가해자라는 생각을 안 한다. 그런 인식이 문제인데 환경부가 신뢰를 얻지 못 하니까 협조를 해 달라는 얘기도 못 한다. 손에 잡히는 않는 거시적인 정책만 내놓으니까 시민들이 공감을 못 한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1959년 3월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 ▲미국 앨러바마주립대학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4회 ▲2000년 환경부 기획관리실 기획예산담당관 ▲2002년 대구지방환경청 청장 ▲2004년 환경부 부이사관 ▲2005년 낙동강유역환경청 청장 ▲2006년 환경부 수질보전국 국장 ▲2008년 환경부 물환경정책국 국장 ▲2008년 환경부 환경정책실 실장 ▲2010년 환경부 기획조정실 실장 ▲2012년~ 대한LPG협회장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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