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가시도 모자랐나, 잭나이프 무장 물고기

2018. 4. 2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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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가 들끓는 바다에서 살아남는 길은 최고의 방어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물고기에서 처음 발견된 방어수단이다.

연구자들은 이 잭나이프의 길이가 눈 지름의 0.5∼2.5배였으며 크기가 작은 종 물고기일수록 그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스미스 교수는 잭나이프가 이미 상당히 뛰어난 기존의 방어 무기에 추가된 것이라며, 이 물고기들은 가시와 위장술, 그리고 어른도 죽일 만큼 세계 최강의 독물로 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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쏨뱅이류에서 발견, 뺨에 숨겨두었다 유사시 펼쳐
어른도 죽일 독가시에 추가, 동남아선 식용으로 인기

[한겨레]

쏨뱅이류의 하나인 병정물고기. 왼쪽 잭나이프를 펼치고 오른쪽은 숨긴 상태이다. 미국 어류 및 파충류 학회 제공.

포식자가 들끓는 바다에서 살아남는 길은 최고의 방어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오랜 진화과정에서 바닷물고기들은 기발한 방어 무기를 잇달아 발명했다. 위장술과 날카로운 가시, 그리고 독물 주입은 흔히 개발된 수단이다.

태평양과 인도양 해안에 서식하는 쏨뱅이 무리는 특히 날카롭고 맹독성 독물로 유명하다. 쏨뱅이 목에는 1500종 가까운 물고기가 포함되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쏠배감펭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또 하나의 방어수단이 숨겨져 있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바로 평상시에는 숨겨두었다가 유사시 드러내는 ‘잭나이프’다.

대만 어시장에서 쏨뱅이류 샘플을 찾는 연구자. 레오 스미스 제공.

윌리엄 레오 스미스 미국 캔자스대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교수는 쏨뱅이류 어류를 연구하기 위해 대만 어시장을 뒤졌다. 새우잡이 어선의 그물에는 수많은 종류의 이 무리 물고기가 들어있었다. 연구실에 돌아와 자세히 살펴보자 눈 아래 뺨에 독특한 뼈가 들어있었다. 이 뼈는 등뼈가 확장된 것으로, 보통 때는 접어 두었다가 위협을 느끼면 마치 잭나이프처럼 90도 각도로 펼쳐졌다. 물고기에서 처음 발견된 방어수단이다.

스미스 교수는 “이런 발견이 어떻게 아직 이뤄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이 무리를 연구하는 학자가 한두명에 불과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스미스 교수와 미국 연구자들의 이 발견은 과학저널 ‘코페이아’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자들은 이 잭나이프의 길이가 눈 지름의 0.5∼2.5배였으며 크기가 작은 종 물고기일수록 그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또 어떤 종의 잭나이프는 형광을 띠기도 했다.

숨긴 상태의 잭나이프 모습. 레오 스미스 제공.

연구자들은 또 ‘눈물 칼’로 이름 붙인 쏨뱅이 무리의 잭나이프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해부학적 얼개도 밝혔다. ‘눈물 칼’은 많은 아가미의 근육과 인대로 연결돼 있어 아가미를 닫는 강력한 힘으로 나이프를 펼친 뒤 골격의 홈에 고정한다.

스미스 교수는 잭나이프가 이미 상당히 뛰어난 기존의 방어 무기에 추가된 것이라며, 이 물고기들은 가시와 위장술, 그리고 어른도 죽일 만큼 세계 최강의 독물로 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 물고기가 나이프를 몸에 직각 방향으로 펼치면 잡아먹힐 확률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쏨뱅이류의 한 종인 파라센트로포고 롱이스피니스. 레오 스미스 제공.
바다 밑에서 나뭇잎을 흉내 내는 쏨뱅이목 물고기 와스프피시. 레오 스미스 제공.
우리나라 남해와 제주도 등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쏨뱅이목 물고기 쏠배감펭. 크리스찬 멜퓌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는 “이 물고기를 연구하면서 쏘이지 않으려고 편집증적으로 노력했다”며 “그러나 이들은 맛있는 물고기여서 식용으로 포획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양식도 한다”고 말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W. Leo Smith, Elizabeth Everman, and Clara Richardson, Phylogeny and Taxonomy of Flatheads, Scorpionfishes, Sea Robins, and Stonefishes (Percomorpha: Scorpaeniformes) and the Evolution of the Lachrymal Saber, Copeia 106(1):94-1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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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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