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실 감독이 코네를 보며 웃는 이유

김태석 2018. 4. 23. 0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흥실 감독이 코네를 보며 웃는 이유



(베스트 일레븐=안산 와~ 스타디움)

“아직 시간이 많다. 차근차근 적응하면 된다.”

코네를 바라보는 이흥실 안산 그리너스 감독의 말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커리어를 잇고 있는 코네의 상황을 이해하고 진득한 자세로 기다려주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라울이 잦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운 처지에서 현재 안산이 가장 믿을 만한 스트라이커 자원은 코네일 수밖에 없다. 인내하되, 최대한 빨리 폭발하길 바랐을 것이다.

그 코네가 부천 FC 1995전을 통해 폭발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안산이 22일 오후 3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2(챌린지) 8라운드에서 부천 FC 1995에 3-1로 역전승했다. 안산은 후반 1분 코네의 리그 2호골과 후반 4분과 후반 25분 최호주의 멀티골에 힘입어 전반 10분 이광재의 한 골에 그친 부천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에 힘입어 안산은 시즌 개막 후 홈 4연승이라는 기분 좋은 행보를 이어나가는 데 성공했다.

코네는 라울과 상당히 다른 유형의 선수다. 활동량이 뛰어난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코네는 라울에 비해 피지컬과 힘에서 좀 더 우위에 있는 선수다. 동계 훈련 중 치른 연습 경기에서 코네는 자신의 인상깊은 장점을 어필하며 코칭스태프로부터 큰 기대를 샀는데, 그게 바로 한 템포 빠르면서도 묵직한 힘이 실리는 슛이었다. 여타 선수들에 비해 사거리도 긴 편이라 적당한 각도와 타이밍만 주어지면 골키퍼가 손쓸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슛을 상대 골문에 겨냥한다.

이 장점이 2018시즌 개막 후 크게 드러나지 않았었다. 코네는 2라운드 홈 대전 시티즌전에서는 페널티킥으로 득점하며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자신의 유일한 득점마저도 페널티킥이라 다소 빛이 바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천전에서는 달랐다. 부천전에서는 후반 시작 후 25초 만에 벼락같은 중거리슛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크 중앙에서 김태현의 패스를 받더니 지체 없이 슛을 시도해 부천 골문 우측 하단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전반전 내내 안산을 압도했던 부천은 이 한 방에 크게 흔들렸고, 안산은 이후 최호주가 두 골을 더 뽑는 맹활약에 힘입어 안방에서 시원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최호주의 활약상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코네가 두 골을 넣었다면 더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라고 농담으로 받아 기자회견장을 웃게 만들었다. 이 감독은 “코네에게 계속 중거리 슛을 기대했는데 오늘 드디어 그게 나와주었다. 득점을 통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이라고 코네의 득점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네가 이 감독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헌신과 성실이다. 종종 외국인 공격수들은 동료들의 지원을 독점해 자신이 찬스를 해결하려는 이기적 플레이를 펼치지만 코네는 전혀 그렇지 않다. 스트라이커이면서도 쉴 새 없이 박스와 박스를 오가며 공수에 기여한다. 이날 부천전에서 코네는 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너무 많이 뛰어 이 감독이 선수 배려 차원에서 벤치로 불러들이기까지 했다.

프로 지도자 입문 후 수많은 외국인 선수를 접했을 이 감독이지만, 득점 욕심과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헌신적 자세를 고루 갖춘 코네같은 선수를 쉽게 만나진 못했을 터다. 그래선지 이 감독은 앞으로 코네가 보일 활약상에 더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 코네가 완벽하게 적응하면, 기존 주포인 라울과 더불어 강력한 공격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봤다. 확실한 골잡이가 마땅찮은 안산으로서는 보다 높은 순위로 도약하려면 코네 등 스트라이커들의 활약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차근차근, 하지만 의욕적으로 팀에 적응하고 기여하려는 코네의 자세는 이 감독을 무척이나 흐뭇하게 하고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안산 그리너스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