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선수, 갤러리 모두 만족하는 대회 위해 노력"

주영로 입력 2018. 4. 2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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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KPGA 투어프로세미나에서 대표로 재선출
2년 임기 동안 후배들 의견 더 많이 들을 것
2013년 우승 뒤 5년 침묵 "올해 우승 노려볼 것"
투어 18년 차 베테랑 김형태는 지난 3월 2년 임기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회 대표로 재추대됐다. 소통을 강조하는 김형태는 “선수와 갤러리 모두에게 즐거운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포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선수도 갤러리도 모두 즐거운 대회가 되길 기대한다.”

투어 18년 차 김형태(41)에겐 3년 전 새로운 수식어가 하나 더 생겼다. 2016년 제5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회 대표로 선출되면서 ‘회장님’이 됐다. 공식직함은 선수회 대표다. 지난해 2년 임기를 마무리한 김형태는 3월 재신임을 얻어 내년까지 선수회 대표로 활동하게 됐다.

▶선후배들과 소통하며 더 나은 투어 만들기 노력

굳이 따지고 보면 더 바빠진 셈이다. 선수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건 물론 선후배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협회 그리고 스폰서, 갤러리들까지 생각해야 하는 무거운 중책이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김형태는 “2년 동안 더 즐거운 마음으로 뛰겠다”고 취임 소감을 말했다.

그가 선수회 대표로 선발된 이후 KPGA 코리안투어에는 적잖은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먼저 일정하지 않던 경기 시간 공지를 체계적으로 바꿨다. 김형태는 “경기 시간은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그동안은 조직위의 발표가 딱 정해지지 않아 불편을 겪었는데 2016년부터는 대회 기간 화요일 오전 10시로 개선돼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 시간을 미리 알고 컨디션을 조절하거나 계획적으로 연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드권 확대도 김형태가 선수회 대표로 활동한 이후 달라진 부분이다. 기존은 상금랭킹 60위와 대상 포인트 60위까지에게만 주어지던 시드권은 2016년부터 각각 70위로 확대됐다. 국내 남자프로골퍼들의 특성상 해외 투어 활동이 많다. 코리안투어와 함께 일본 또는 아시안투어까지 병행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그러다보니 어떤 대회에선 시드권을 가진 선수들이 20~30명씩 빠질 때도 있다. 2015년 넵스헤리티지 때는 많은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하위 시드권자에게까지 출전 기회가 돌아갔다. 그럼에도 출전 명단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김형태는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시드권자를 확대하자는 의견을 내게 됐는데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다”며 “하지만 계속된 설득으로 60년 동안 이어온 시드권 기준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형태는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그 밖에도 지방에서 대회가 열릴 때 프로암을 화요일로 이동해 개최하기로 하는 등 선수들이 조금 더 대회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섰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때 대화 나누다 지각 벌타 받기도

김형태는 선수회 대표로 선발된 이후 더 많은 선후배와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소통 만큼 좋은 건 없다”고 했다. 많은 얘기를 들어야 투어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취임 이후 쉬지 않고 선수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투어에 올라온 신인급 또는 퀄리파잉토너먼트(이하 QT)를 거쳐 올라온 선수들과 만나 그들이 투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굳이 어리고 하위권에 있는 선수들을 먼저 만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형태는 “투어에서 활동하는 동안 한 번도 QT를 경험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다보니 그들의 고통은 무엇이고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알지 못했는데 대화를 하면서 후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왔고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세심함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다보니 정작 자신은 손해를 보게 될 때가 많다. 지난해 제네시스 챔피언십 때는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다 정작 경기 시간에 늦어 벌타를 받은 적도 있다. 김형태는 “연습 그린에서 후배들과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간 지 알 수 없었다”며 “대화를 나누던 중 협회 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와 ‘경기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안 오느냐’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하마터면 실격 당할 뻔 했다”고 웃어 넘겼다. 다행히 5분 이내에 티잉 그라운드에 도착해 2벌타를 받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날 이후 김형태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나와 몸을 풀던 오랜 습관을 버리고 1시간 30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해 선수들과 조금 더 여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의 투어 활동 경험도 선수회 대표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형태는 2009년 일본프로골프(JGTO)투어로 진출한 뒤 국내 투어를 병행하다 2016년부터 코리안투어로 완전히 컴백했다. 그는 “다행히 많은 해외 투어를 경험하면서 현지에서 선수회와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고 배웠다”며 “한번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지만 하나씩 풀어가면서 KPGA 코리안투어가 정말 재미있고 좋은 투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수회 대표로 활동한다고 해서 큰 이득은 없다. 단지 시드를 잃었을 때 이듬해 1년 동안 활동할 수 있는 출전권을 보장하는 정도다. 김형태는 2013년 KPGA 선수권에서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그때 받은 5년 출전권이 올해로 만료된다. 김형태의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가 가기 전에 5년 만에 다시 우승하는 것이다. 그는 “선수회 대표로 활동하면서 한 번 더 우승하는 게 목표다”면서 “작년까지 드라이브샷이 흔들려 고생했는데 올해 기술적으로 많이 좋아져 자신감이 생겼다”며 기대했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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