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초 안에 정답을 맞혀라..한국도 모바일 퀴즈쇼 '열풍'

주영재 기자 2018. 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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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미국 첫선…중국·일본으로 확산
ㆍ국내에선 11만명 동시접속 ‘인기’
ㆍ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에게 상금…일부 직장인 “점심시간 기다려져”

모바일로 실시간 퀴즈를 풀고 상금을 받는 ‘모바일 퀴즈쇼’ 열풍이 미국·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시작됐다. 업계는 새로운 형식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사용자가 늘어나면 다양한 수익화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모바일 퀴즈쇼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참가자들이 실시간으로 온라인 퀴즈를 1문항당 1분씩 약 10~12문항을 풀고,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상금을 나눠갖는 게임이다.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직장 동료나 가족과 함께 ‘집단지성’을 모을 수도 있다. ‘검색신공’은 통하지 않는다. 5~10초 안에 답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짬이 없다.

모바일 퀴즈쇼의 원조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미국의 ‘HQ 트리비아(HQ trivia)’이다. 첫선을 보인 지 다섯달 만에 이용자가 100배 늘고 동시접속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1일 열린 퀴즈쇼의 상금은 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 워너브러더스의 후원을 받아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까지 늘어났다. 중국에서도 큰 인기다. 인터넷 방송업체 화자오가 운영하는 모바일 퀴즈쇼 ‘백만의 위너’의 참여자 수는 400만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도 모바일 퀴즈쇼가 인기를 모으면서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지난 2월 ‘라인라이브’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가 모바일 퀴즈쇼 ‘잼라이브’를 올해 2월에 시작하며 붐을 일으켰다. 동시접속자수가 11만명으로 가장 많다. 잼라이브의 서비스 시간은 평일 낮 12시30분, 주말 오후 2시와 8시이지만 게릴라 방송도 종종 진행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페이큐’로 경쟁에 가세했다. 주중 매일 낮 12시에 퀴즈쇼를 진행한다. 시즌1을 지난 16일부터 60회 예정으로 선보였고 향후 시즌제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시즌1 기간, 총 3억원 규모의 상금을 NHN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 포인트로 제공한다.

NBT의 ‘더퀴즈라이브’는 매일 오후 9시30분에 열린다. 상금은 100만~300만원 수준으로 참여자 1명이 받는 상금은 적으면 100원 단위에서 많으면 수십만원 정도다.

모바일 퀴즈쇼는 대개 10~15분 정도로, 콘텐츠의 정보성과 순간의 선택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긴박감을 갖춰 ‘타임킬링’에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 관계자는 “과거 TV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장학퀴즈>나 <퀴즈 아카데미>처럼 퀴즈쇼 자체는 굉장히 고전적인 콘텐츠”라며 “실시간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몰입감이 있고 직장 동료나 가족들이 모여서 문제를 푸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PC통신 시절 퀴즈 채팅방이나 PC게임 ‘퀴즈퀴즈’와 같은 콘텐츠를 즐겼던 30~40대에게는 옛 재미를 다시 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30대 직장여성 ㄱ씨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데다 ‘꿀잼’이라 매일 점심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중독성 있다. 실제 방송 퀴즈쇼에 참여한 것 같은 기분이 난다”고 말했다.

광고계에서는 모바일 퀴즈쇼를 차세대 광고 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번 접속하는 인원이 수십만명을 넘고 몰입도도 높아 매력적이다. 원조인 미국 ‘HQ 트리비아’의 경우 협찬사 제품을 상품으로 주거나, 배너와 배경에 기업명과 상품을 노출하는 식으로 수익화를 시작했다. 협찬을 받는 회차에선 상금이 수억원으로 올라가기도 한다.

국내의 ‘더퀴즈라이브’는 현재 취업포털 사람인과 제휴를 맺고 PPL 퀴즈를 도입했다. 기업의 제품·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를 내서 홍보 효과를 얻는다. 맥도널드의 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일컫는 말을 물어보고 ‘맥세권’이라고 답을 제시하는 식이다. 네이버도 향후 이용자의 사용감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브랜드 컬래버레이션과 같은 형태의 광고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관건은 차별화다. 퀴즈를 푸는 방식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플랫폼만의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브랜드 협업을 재밌게 풀고 편성시간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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